내 몸에 맞는 향을 조율하다
아로마테라피 하면 마사지숍에서 좋은 향을 맡으며 몸을 이완시키고 휴식을 취하는 경험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어떤 향이 어떻게 몸과 마음에 작용하는지까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정규 교육과정이 등장했다. 아로마티카가 지난 11일 선보인 AAA(Apotica Aromatherapy Academy) 클래스다.
아로마티카는 19일 서울 서초구 '아로마티카 신사'에서 AAA 클래스의 '어플라이드 아로마테라피' 과정 일부를 공개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신체·정서적 반응을 이해하고, 향과 후각이 스트레스 반응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 있는 과정이다.
이날 교육은 아로마티카의 교육 담당인 아로마테라피스트 김소연 매니저가 맡았다. 김 매니저는 아로마테라피를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이 몸의 신경계와 호르몬 체계에 실제로 반응을 일으키는 자연요법'이라고 정의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아로마티카가 설명하는 아로마테라피의 핵심은 후각의 경로다. 다른 감각은 뇌로 전달되기 전에 시상을 거치지만, 후각은 이 과정 없이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로 곧바로 연결된다. 향을 맡는 순간 몸이 '좋다'거나 '싫다'는 식으로 빠르게 반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변연계에는 자율신경과 스트레스를 관장하는 시상하부가 이어져 있다. 아로마테라피가 단순히 '향을 즐기는 취미'를 넘어 내 몸의 스트레스와 신경을 실제로 다스리는 도구가 될 수 있는 이유라고 김 매니저는 설명했다.
이어 정서적 안정을 돕는 에센셜 오일 시향이 진행됐다. 향에 대한 감상에 그치지 않고 오일의 작용 기전이 함께 설명됐다. 예를 들어 버가못의 경우 리모넨과 리날룰 성분이 신경계를 조절해 기분을 환기하면서도 과도한 흥분을 억제하는 식이다.
이론과 시향을 마친 뒤에는 30문항짜리 문진표로 각자의 컨디션을 진단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스트레스 과잉 상태인지, 혹은 피로와 숙면 등 어디에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지에 따라 처방되는 오일이 달라졌다. 참석자들은 진단 결과에 맞춰 각기 다른 에센셜 오일을 처방받은 뒤, 이를 직접 스포이드로 호호바 오일에 더해 나만의 롤온 제품을 완성했다. 아로마티카가 아로마테라피를 단순한 향 체험이 아닌, 개인의 상태에 맞춰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으로 풀어내고자 했음을 알 수 있었다.
표준 세운다
아로마티카가 AAA 교육을 시작한 건 제품만으로는 에센셜 오일의 효능과 가치를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소연 매니저는 "고객들은 제품 특성을 순하다, 향이 은은하다 같은 감각적 표현으로만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로마테라피가 지닌 치유 효능과 성분적 가치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로마티카는 아로마테라피 정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도 소비자 대상 워크숍을 운영했지만 이번에 10주 과정의 아카데미로 확대 개편했다. 서울시교육청에 정식 등록된 평생교육시설의 정규 과정이다.
AAA 과정은 기초와 응용 두 단계로 나뉜다. 4주짜리 에센셜 과정에서는 에센셜 오일의 판별법, 추출 방식, 화학적 특성 등 기초 지식을 다룬다. 이어지는 6주짜리 어플라이드 과정에서는 스트레스, 수면, 여성 건강 등 실생활 주제별로 오일을 적용하는 실무를 익힌다. 두 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아로마테라피 전문가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아로마티카가 본격적인 교육 사업에 뛰어든 건 아로마테라피 대중화를 위해서다. 아로마테라피를 일부 전문가나 마니아의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화로 넓히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성장하는 아로마테라피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호라이즌은 글로벌 아로마테라피 시장이 2024년 약 92억달러에서 2030년 약 15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시장은 같은 기간 2억1370만달러에서 3억9910만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글로벌 성장률(8.9%)을 웃도는 11.2%에 달한다.
다만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난립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게 아로마티카의 판단이다. 이에 공인 자격 제도를 먼저 도입해 시장의 기준을 선점하겠다는 게 아로마티카의 전략이다. 정규 과정을 거쳐 배출된 수료생과 전문가 집단이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철학을 공유하는 충성 고객층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크다.
김소연 매니저는 "아로마티카가 23년간 쌓아온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로마테라피가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에센셜 오일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실천 방법을 교육해 '자기 돌봄'과 '웰니스 라이프스타일'로 아로마테라피 문화를 넓히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