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 쇼핑이 달라지고 있다. 치열한 이커머스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경쟁 플랫폼에서 볼 수 없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채워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기존의 '목적형 쇼핑' 고객에 더해 '발견형 쇼핑' 고객까지 네이버의 품 안에 가둬두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패션, 푸드 등 각 영역에 특화된 서비스를 별도로 구성하는 '멀티 버티컬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노크잇'으로 취향저격
네이버는 지난 4월 컨템포러리 패션 서비스 '노크잇(KNOCKIT)'을 선보였다. 노크잇은 AI와 개인화 기술을 활용해 최신 트렌드와 이용자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브랜드를 탐색할 수 있도록 구성한 서비스다. 세대별 실시간 랭킹을 통해 또래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에 관심을 두는지 보여준다. 주 타깃은 2030세대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신의 취향을 기준으로 소비하는 이들의 쇼핑 방식을 겨냥했다.
네이버가 포착한 최근의 2030 트렌드는 단독 상품과 한정판 협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월 디자이너 브랜드 마뗑킴과 함께 선보인 '3-PACK 베이직 티셔츠'다. 출시하자마자 준비된 물량이 잇따라 완판됐다. 60% 이상이 2030의 몫이었다.
2030 여성을 중심으로 야구 팬덤이 커지는 흐름을 반영해 스포츠와 패션, 웹툰 등을 결합한 협업 상품도 선보였다. 나이스웨더·마뗑킴과 협업해 LG 트윈스·한화 이글스 티셔츠와 점퍼, 가방 등 한정판 상품을 판매했다. 네이버는 아모레퍼시픽과 손잡고 네이버웹툰 '유미의 세포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굿즈 18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프로모션 행사인 '넾다세일'에서는 오설록·미피 한정판 상품이 첫날에만 8000개 팔려나갔다.
이런 전략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노크잇 검색의 74%가 2030세대에서 나왔다. 특히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 영향력이 큰 25~29세 여성 이용자의 관심이 가장 높았다. 6월 진행한 여름 블랙프라이데이 '놐다운'의 거래액도 전년 상반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패션 외 버티컬 영역도 넓히고 있다. 뷰티에서는 기존 '럭셔리' 서비스를 '하이엔드'로 개편한 뒤 샤넬 뷰티, 프라다 뷰티, 버버리 뷰티 등 명품 브랜드 입점을 확대했다. 브랜드별 멤버십을 연동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9월에는 컬리와 함께 'N마트'를 선보이며 신선식품과 장보기 서비스도 강화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노크잇 출시를 기점으로 개인화 추천과 큐레이션을 강화하고 또래 이용자들이 어떤 상품에 주목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세대별 실시간 랭킹을 제공한 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식품·뷰티·패션 등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소비자 수요도 세분화된 만큼 이를 반영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여 네이버에서 구매해야 할 이유를 만들고 브랜드와의 다양한 협업과 마케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색'에서 '발견'으로
네이버가 버티컬 전략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기존 네이버 쇼핑의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기반으로 방대한 상품을 확보해 성장했다. 소비자의 방문 목적은 비교적 명확했다. 이미 구매할 상품을 정한 뒤 검색을 통해 가격과 조건만 비교하는 '목적형 쇼핑'에 치중돼 있었다. 무신사나 올리브영처럼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해 취향을 제안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상대적인 약점으로 꼽혔다.
이에 네이버는 쇼핑 체질 개선에 나섰다. 투 트랙 전략이다. 목적형 쇼핑은 '네이버 가격비교'를 통해 강화하고, 취향에 따라 상품을 발견하는 경험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중심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24년 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했고 이듬해 3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선보였다. 올해 2월에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AI 쇼핑 에이전트를 결합하며 AI 커머스를 전면 확대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패션 '노크잇', 명품·뷰티 '하이엔드', 식품 '컬리N마트'를 중심으로 버티컬 영역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과 동원F&B, 로레알 등 국내외 주요 브랜드와는 단독 상품 기획부터 개발, 마케팅까지 협업 범위를 넓혀 '네이버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각 영역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한 플랫폼들과의 비교다. 아예 '동맹'이 돼 버린 컬리는 차치하더라도 패션 부문에서의 무신사, 뷰티 부문에서의 올리브영 등 대표 버티컬 플랫폼은 네이버보다 한 발 앞서 있는 경쟁자다. 자기 영역만 잘 하면 되는 경쟁자들과 달리 네이버는 모든 부문을 잡아야 하는 구조다. 투자·마케팅 측면에서 여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뒤처진 한 발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한 상황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가격과 상품 스펙을 중심으로 검색하고 비교하는 쇼핑은 '네이버 가격비교'로 강화하고 취향에 따라 상품을 발견하고 탐색하는 쇼핑 경험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AI와 개인화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별로 더 정교한 상품 추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