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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버번이 돌아왔다…3대째 내려온 '골드 포일'의 비밀

  • 2026.08.21(금) 09:00

러셀 3세대 '브루스 러셀' 단독 첫 시리즈
'오스틴 니콜스 아카이브 골드 포일 16년'
1980년대 전설의 12년산 현대적 재해석

브루스 러셀 와일드 터키 어소시에이트 마스터 블렌더/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1980년대 버번(옥수수를 주원료로 만든 미국식 위스키)이 있다. 제품의 정식 이름보다 팬들이 붙인 별명이 더 유명해진 위스키다. 금박(gold foil)을 두른 라벨 때문에 '골드 포일'로 불린 '와일드 터키 12년' 이야기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전설적인 올드 보틀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할아버지가 만든 전설을 손자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꺼내 들었다.

팬들이 완성한 유산

이탈리아 프리미엄 주류 수입·유통 기업 캄파리코리아는 20일 서울 성수동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신규 연례 한정판 컬렉션의 첫 번째 에디션인 '와일드 터키 오스틴 니콜스 아카이브 골드 포일 에디션 16년'을 선보였다. 이번 제품은 미국 켄터키 버번 위스키 브랜드 와일드 터키가 앞으로 매년 선보일 '오스틴 니콜스 아카이브 컬렉션'의 첫 번째 제품이다. 행사에는 와일드 터키의 어소시에이트 마스터 블렌더이자 러셀 가문 3세대인 브루스 러셀이 직접 참석해 신제품의 탄생 배경을 소개했다. 

이번 신제품은 1980~1990년대 미국에서 출시된 '와일드 터키 12년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애호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와일드터키의 대표적인 빈티지다. 공식 명칭은 '와일드 터키 12년'이지만 팬들은 이 제품에 '골드 포일'이라는 별칭을 지어줬다. 팬들이 붙인 이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빈티지 와일드 터키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와일드 터키 오스틴 니콜스 아카이브 골드 포일 에디션 16년/사진=와일드 터키

새 골드 포일은 원작을 그대로 복각하지 않았다. 원작보다 4년 이상 긴 16년 이상 숙성 원액을 블렌딩하고 알코올 도수도 60%로 높였다. 브루스 러셀은 원작의 풍미와 최대한 가까운 맛을 구현하기 위해 현재 와일드 터키 증류소가 보유한 가장 오래되고 품질이 뛰어난 배럴을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패키징에도 역사적 서사를 녹여냈다. 원통형 전용 케이스에는 '와일드 터키'라는 브랜드 이름이 탄생한 칠면조 사냥 일화의 그림을 적용했다. 보틀 전면에는 1980년대 골드 포일의 라벨 디자인과 금색 마감을 더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브루스 러셀은 과거 제품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지금의 위스키 팬들도 당시의 맛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오랜 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옛날의 향수를 다시 느끼고 '이런 맛이었구나'라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 현실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브루스의 시대

이번 제품은 러셀 가문 3세대인 브루스 러셀이 단독으로 이끄는 첫 번째 와일드 터키 시리즈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브루스 러셀은 지미 러셀과 에디 러셀에 이어 와일드 터키의 위스키 제조를 이어가는 3세대다.

지미 러셀이 강렬하고 스파이시한 버번을 선호했다면 에디 러셀은 고숙성 위스키에 강점을 보여왔다. 브루스 러셀은 두 세대에게 위스키 제조를 배운 만큼 자신의 취향에도 두 사람의 특징이 모두 담겼다고 설명했다. 할아버지처럼 강렬하고 대담한 풍미를 선호하면서도, 아버지처럼 오래 숙성된 원액의 깊은 맛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고숙성 원액에 높은 도수를 적용한 골드 포일 에디션 16년은 두 세대의 유산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합한 첫 작품인 셈이다.

그는 앞으로 와일드 터키의 뿌리인 제조 방식은 지키되 제품의 모습은 하나로 규정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는 매년 한정판으로 선보일 아카이브 컬렉션이 있다. 과거 높은 인기를 끈 와일드 터키 제품의 숙성 연수와 도수, 스타일 등 고유한 특징에서 영감을 받아 현재 보유한 원액과 제조 방식을 바탕으로 새롭게 해석한 제품을 매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증류와 숙성에서는 오랫동안 이어온 방식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숙성 연수와 도수, 블렌딩, 패키징 등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국가와 세대에 따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위스키가 달라지고 있는 만큼 하나의 방식만이 정답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브루스 러셀 와일드 터키 어소시에이트 마스터 블렌더가 신제품 '와일드 터키 오스틴 니콜스 아카이브 골드 포일 에디션 16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와일드 터키

브루스 러셀은 한국 시장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는 브루스 러셀은 "한국은 버번 위스키 붐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팬들의 열정과 에너지가 매우 독보적인 시장"이라며 "오래된 명작을 오마주한 이번 첫 단독 컬렉션을 통해 한국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와일드 터키의 위대한 유산을 선보일 수 있어 꿈만 같다"고 밝혔다. 이번 골드 포일 에디션 16년은 국내에 약 2000병이 들어왔다.

브루스 러셀은 한국의 버번 시장이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버번을 니트로, 일본에서는 하이볼로 즐기는 문화가 비교적 뚜렷하지만 한국은 아직 버번 시장이 성장하는 단계인 만큼 소비 방식도 다양하다는 설명이다. 니트와 하이볼, 칵테일 등 정해진 방식 없이 버번을 즐기는 한국 소비자들의 에너지와 팬들의 열정도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과거 한정된 소비자층을 겨냥해 하나의 위스키를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소비자에게 서로 다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전통적인 버번 제조 방식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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