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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줄 서서 먹는 K푸드가 있다?…해외로 가는 'K급식'

  • 2026.08.25(화) 07:30

국내 기업 따라 해외 가던 급식업계
이제 현지 기업과 학교로 고객 확대
비빔밥·국밥·닭강정…K푸드로 메뉴 확대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급식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성장 여력이 줄어들자 해외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삼성·현대 등 국내 대기업의 해외 공장에 진출한 계열사 임직원의 식사를 책임지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현지 기업과 학교, 병원 등으로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K푸드의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현지 구내식당을 통해 K푸드를 알리는 창구 기능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K급식' 글로벌 영토 확장법

최근 해외 급식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는 'K급식업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 식품 계열사 현대그린푸드다. 2011년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 국가와 중국, 멕시코, 미국 등 국내 업계 최다인 7개국에서 단체급식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해외 성장의 핵심은 '현지화'다. 최근 멕시코 사업장에 해외 최초로 '급식+사내 카페' 모델을 도입하고 현지 취향에 맞춘 메뉴를 선보이며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나아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력해 해외 단체급식 사업장에 가정간편식(HMR)과 국내 중소·중견 식품업체의 식재료를 활용한 K푸드 메뉴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해외 단체급식 매출은 1187억원으로 2021년(538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올해 상반기 주요 3개국 법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8.1% 성장했다.

삼성웰스토리는 2014년 베트남 법인 설립과 현지 급식업체 인수를 시작으로 2016년 중국 상해, 2024년 헝가리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거점을 다변화했다. 현지 인프라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중국과 베트남에는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도입하고 식품연구소와 조리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현지 식음 연구개발(R&D)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 712억원이었던 삼성웰스토리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3000억원을 돌파했다.

멕시코 사업장에 도입한 사내카페/사진=현대그린푸드

아워홈은 급식업계에서 가장 빠른 2010년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베트남, 미국, 폴란드, 멕시코 등 6개국에서 해외 법인을 운영 중이다. 해외 급식 사업장 수는 2021년 90여 곳에서 올해 100여 곳으로 늘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해외 사업 매출은 연평균 약 8% 성장했으며, 2022년부터는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은 2023년 2356억원에서 지난해 2418억원으로 상승했다.

기존 급식업체들의 사업 확장에 맞춰 후발 주자들도 해외 공략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해외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법인을 설립했다. 대형 제조시설이 밀집해 단체급식 수요가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을 첫 해외 진출지로 선택했다. 현재 첫 수주 사업장의 안착을 준비 중이며, 향후 위탁급식을 비롯해 공항, 브랜드 컨세션 사업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미래 성장 동력

급식업체들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급식 시장의 구조적인 성장 한계 때문이다. 기업·학교·병원 등 주요 급식 수요처는 이미 기존 업체와 장기 계약을 맺은 경우가 많아 신규 사업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또 저출생에 따른 인구 감소로 절대적인 급식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반면 해외 시장은 여전히 성장 여력이 남아 있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동남아시아와 미국, 중남미 등에서는 대규모 생산시설이 확충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단체급식 수요도 늘고 있다. 기존 사업장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국내 시장과 달리 신규 고객을 확보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급식업체들이 주목하는 시장이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대기업이 해외에 공장을 세우면 급식업체가 함께 진출해 현지 임직원의 식사를 제공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안정적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에 사업 성과가 좌우되는 만큼 독자적인 사업 확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현지 기업의 급식 사업을 직접 수주하며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해외 사업장에서 비삼성 계열사 등 외부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아워홈 역시 해외 사업에서 현지 기업 수주 비중을 약 30%까지 끌어올렸다. 국내 기업을 따라 해외에 진출하는 데서 벗어나 현지 시장에서 직접 고객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내 사업장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사진=아워홈

고객층이 넓어지면서 현지 시장에 맞춘 운영 역량도 중요해졌다. 국내 급식업체들은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매일 안정적으로 식사를 제공해 온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가별 식문화와 선호 식재료, 종교·알레르기 기준 등을 반영해 식단을 구성하고 있다. 한국식 급식을 그대로 옮겨놓기보다 현지 소비자가 익숙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면서 K푸드를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K푸드의 인지도 상승은 이 같은 전략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의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밥과 분식 등 한국에서 익숙한 메뉴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이에 맞춰 김밥 자동 제조기를 도입하거나 식단에서 한식 메뉴 비중을 높이는 등 K푸드를 해외 급식 사업의 경쟁력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급식업체들의 해외 사업 확대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단순 위탁급식에 머무르지 않고 현지 물류 인프라 구축과 식자재 유통, 푸드테크 기반 자동화 설비 도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해외 진출이 이제 급식업계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의 해외 경쟁은 단순히 사업장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얼마나 많은 현지 고객을 직접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며 "국내에서 쌓은 급식 운영 역량을 현지화하는 능력이 K-급식의 글로벌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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