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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이름 이을 적장자는 누구일까

  • 2026.08.29(토) 13:00

[주간유통]SSG닷컴 인적분할 결정
이마트·신세계 계열 분리 위한 작업
이미 사업 자체는 완전히 나뉜 상황

그래픽=비즈워치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편집자]

도로 2014년

지난 2014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의 온라인 부문을 통합한 그룹 통합몰 'SSG닷컴'을 만들었습니다. 2018년엔 통합 법인까지 설립하며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온라인 사업부를 완전히 하나로 합쳤습니다. 

이커머스들의 생존 경쟁이 활발하게 펼쳐지던 그 시기는 '통합'이 대세였습니다. 운영 주체가 다르고 주력 상품이 다른 온라인몰일지라도 하나의 플랫폼 안에 욱여넣어 고객들의 집중도를 높이는 게 정답으로 여겨졌죠. 신세계그룹이 대형마트와 백화점이라는 전혀 다른 유통 채널을 묶은 것 역시 이런 이유였습니다.

/사진=SSG닷컴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1+1이 3 이상이길 바랐지만 현실은 2를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웠습니다. SSG닷컴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경쟁사였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한 지붕 두 채널이 된 상황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색깔이 달랐던 두 온라인몰이 합쳐진 지 12년. SSG닷컴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기로 했습니다. 존속법인은 그대로 'SSG닷컴'을 유지하고 신설법인은 '신세계몰'이라는 이름을 다시 사용할 전망입니다. 사실상 'Back to the 2014'입니다.

따로 간다

인적분할을 알리는 SSG닷컴의 이야기는 의미심장합니다. 이번 분할은 단순히 사업 부문을 나누는 게 아닙니다. SSG닷컴에 따르면 "분할 이후 존속법인인 SSG닷컴은 그로서리 중심의 온라인 장보기를 비롯해 기존 커머스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신설법인이 될 신세계몰(가칭)은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고객경험과 서비스 확장을 통해 프리미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얼핏 들으면 SSG닷컴은 기존 '이마트몰'이 담당하던 대형마트의 식품 중심 포트폴리오를, 신세계몰은 백화점이 주축이 된 패션·라이프스타일 중심 사업을 구축하겠다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분할 이후에도 SSG닷컴은 뷰티, 패션 등의 상품을 계속 취급할 예정입니다. 사실상 독자 노선을 걷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물론 양 플랫폼은 분할 이후에도 '동맹'으로 남습니다. SSG닷컴 측은 "신설법인과의 고객 접점, 사업적 연계는 지속한다"며 "분할 이후에도 SSG닷컴 앱에서 신세계몰 플랫폼과의 연동을 통해 신세계몰의 프리미엄 이커머스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한 법인,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움직이는 것과 별도 법인으로 나뉜 채 '협조'를 구하는 건 동일할 수 없습니다. 결국 '내 플랫폼'의 성과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SSG닷컴도 분할을 알리면서 "각 플랫폼의 사업 특성과 성장전략에 최적화된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 분할의 의미"라고 했습니다. 이번 분할의 테마는 '각자도생'입니다. 

신세계≠이마트

물론 이번 인적분할의 진짜 의미는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 계열과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백화점 계열의 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일 겁니다. 지난해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던 이마트 지분 10%와 신세계 지분 10.21% 전량을 각각 정용진, 정유경 회장에게 넘겼습니다. 

이를 통해 두 남매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 주주 자리를 굳혔죠. 승계가 마무리된 겁니다. 이보다 앞선 2024년 10월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당시 총괄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계열 분리에 나서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두 남매는 일찌감치 서로가 가진 계열사의 교통 정리를 진행해 왔습니다.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아래에 슈퍼·편의점·호텔·건설 사업을,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을 필두로 패션·아울렛·면세점을 갖기로 했죠. 2016년에는 정용진·정유경 회장이 각자 보유 중이던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하며 개인 지분 정리도 마쳤습니다.

신세계그룹 오너일가 지분/그래픽=비즈워치

남은 건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이 섞여 있는 SSG닷컴과 신세계의정부역사입니다. 이번 인적분할로 SSG닷컴의 지분 정리는 어렵지 않게 될 전망입니다. SSG닷컴과 신설 신세계몰은 모두 이마트가 65.1%, 신세계가 34.9%의 지분을 갖게 되는데요. 양 사의 지분을 맞바꾸는 식으로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세계의정부역사의 경우 '이마트 계열'인 신세계건설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두 '그룹' 사이에 남은 건 신세계라는 그룹명을 누가 쓰냐는 것 정도입니다. 현재 정용진 회장의 직함은 '신세계그룹' 회장이고 정유경 회장의 직함은 '신세계 회장'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총괄회장이 삼성그룹에서 백화점을 갖고 독립하며 시작한 그룹입니다. 백화점이 '모태'죠. 

핵심사업을 생각하면 정용진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계열이 '이마트 그룹'이 되는 게 가시성이 좋지만 정통성이 있는 신세계라는 이름을 떼는 건 쉽지 않습니다. 양 쪽 모두 신세계라는 이름을 유지할 경우, 이마트 계열은 기존대로 '신세계그룹'을, 백화점 계열은 '신세계백화점그룹'을 쓰는 식으로 절충할 수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머지 않아 국내 최대 유통 그룹 중 하나인 신세계그룹은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뉠 전망입니다. 나뉘고 나면 두 남매의 경쟁 구도도 더 선명해질 겁니다. 둘 중 진짜 '신세계'의 이름을 이을 후계자는 누가 될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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