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편집자]
무진장 상장하고 싶다
지난 월요일 무신사가 드디어 공식적인 상장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 무신사는 기업가치 '10조원'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앞서 상장 시도에 나섰던 유통업계 플랫폼들은 희망 몸값과 실제 몸값 사이에 큰 괴리가 나타나며 줄줄이 상장을 포기했는데요. 앞서 컬리는 2022년 상장예비심사까지 통과한 뒤 상장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4조원대 가치를 바랐지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듬해 오아시스 역시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무신사는 자신있다는 입장입니다. 근거도 있습니다. 무신사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1조3529억원, 영업이익은 1458억원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8000억원대 매출을 내며 사상 최대 기록을 이어갔습니다.
부정적인 여론도 많습니다. 매출과 이익을 보면 절반 수준이 적당하다는 의견입니다. 무신사의 '10조 밸류'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건 '패션 플랫폼'이라는 굴레입니다. 업계에선 패션 기업의 성장성을 높게 보지 않습니다. 국내 패션 상장사들의 PER(주가수익률)는 10~20배 안팎입니다. 무신사에 10조원 밸류를 적용한다면 무신사의 PER은 100배가 넘습니다.
카테고리가 '버티컬 플랫폼'이어도 유리할 건 없습니다. 앞서 상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컬리, 오아시스 등이 모두 대표적인 버티컬 플랫폼입니다. 이 때문에 무신사는 일찌감치 자신들을 '이커머스'라고 호칭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패션 제품을 파는 플랫폼으로 여기지 말라는 겁니다.
실제로 무신사는 '국내 1위 패션 플랫폼'이지만 그것만은 아닙니다. 29CM가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요.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유니클로나 탑텐, 스파오 등 기존 SPA 브랜드들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습니다.
특히 무탠다드는 내년이면 글로벌 100호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2030년에는 중국에서만 100개 점포를 확보하겠단 계획도 내놨습니다. 매출이 정체 중인 탑텐과 스파오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리고 이제 '뷰티'도 있습니다.
무진장 중티내고 싶다
무신사 뷰티는 무신사의 주요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입니다. 상장 추진 발표 사흘 후인 지난 10일 무신사는 '젊은이의 거리' 홍대입구에 무신사 뷰티 오프라인 1호점을 열었습니다. 무신사는 그간 온라인과 메가스토어 성수 매장에서 뷰티 제품들을 선보였지만, '뷰티 전문 매장'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400평 규모의 4개층(지하 1층~지상 3층) 건물 하나가 통째로 '무신사 뷰티'입니다.
한국에서 '뷰티 매장'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올리브영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습니다. 콘셉트가 비슷하다면 이미 1300개 이상의 매장과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확보한 올리브영을 이길 수 없습니다. 여기서 무신사가 선택한 차별성은 'C뷰티'였습니다.
무신사는 지난 2월 말 중국 뷰티 브랜드 '플라워노즈'를 입점시켰습니다. 중국 뷰티 브랜드가 무신사뷰티에 입점한 건 플라워노즈가 처음입니다. 이번 무신사 뷰티 오프라인 매장에는 플라워노즈와 함께 '인투유', 'AZTK'도 입점했습니다. 모두 C뷰티를 대표하는 브랜드들입니다.
업계에선 이를 올리브영과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디 K뷰티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지금의 자리에 오른 올리브영인 만큼, K뷰티 전문 플랫폼으로 콘셉트를 잡으면 올리브영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올리브영이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C뷰티를 들여와 1020 젊은 층의 관심을 모으겠다는 겁니다.
스킨케어가 메인 트렌드인 K뷰티와 달리 C뷰티는 색조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유의 화려한 케이스도 1020의 취향을 저격합니다. 여기에 가격도 저렴합니다. K뷰티 브랜드의 절반 이하 가격에 판매되는 게 대부분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신사 뷰티가 '강소 K뷰티 브랜드를 키우겠다'더니 중국 대기업이 운영하는 C뷰티를 적극 도입하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무신사 냄새는 안 나는데 중티 난다(중국스럽다는 의미의 신조어)'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무신사의 C뷰티 강화가 그만큼 눈에 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무신사의 '뷰티 차별화' 전략이 C뷰티만 있는 건 아닙니다. 온누리약국과 손잡고 '파머시 뷰티 존'을 만들었고요. 쇼핑만 하지 말고 휴식도 즐기라고 '무인 로봇카페'도 만들었습니다. 무신사가 이 매장을 '숍(Shop)'이 아닌 '디스커버리 채널(Discovery channel)'로 정의한 이유입니다.
무탠다드가 무신사의 상장을 위한 걸음이었다면 무신사 뷰티는 상장 이후의 성장을 위한 행보입니다. 무탠다드에는 유니클로, 무신사 뷰티에는 올리브영이라는 강적이 있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과연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결과는 이 둘에게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