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환율 하락'에 숨통 튼 면세점, 추석·연말 특수 잡을까

  • 2026.09.15(화) 07:00

고환율에 닫혔던 '면세 찬스'
1300원대 환율에 돌아온 내국인
반등 위해선 외국인 실적이 관건

그래픽=비즈워치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오면서 고환율에 주춤했던 내국인의 면세 쇼핑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추석과 연말 성수기도 앞두고 있어 면세업계는 내국인 소비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면세점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하반기 실적 회복의 관건으로 꼽힌다.

고환율에 꺾였던 '면세 찬스'

지난 14일 오전 9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43.1원으로 직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2.8원(0.2%) 내렸다. 올해 6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1559원을 기록하는 등 정점을 찍었다. 이후에도 고환율이 이어졌지만 최근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도 조금씩 회복되는 분위기다. 

면세점은 환율 변동에 민감한 업종 중 하나다. 해외 브랜드 상품을 매입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달러 등 외화 가격과 원화 환율이 상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간 면세업체들은 고환율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주요 수입 브랜드의 면세점 가격이 시중 백화점이나 일반 매장 판매가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내국인 매출도 반등하는 추세다. 롯데면세점의 월별 내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7월 26%, 8월 43%, 9월 1~13일 55% 증가했다. 증가 폭도 매월 커지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환율이 높았던 7월과 비교하면 8월 주얼리·워치 매출은 19%, 패션 카테고리는 40% 늘어나는 등 고가 상품군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현대면세점의 8월 내국인 매출도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의 9월 내국인 매출도 전년 대비 2% 증가하며 추석 연휴을 앞두고 소폭 상승했다.

고환율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위축됐던 내국인 소비가 환율 안정과 함께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고가 상품군의 매출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하락이 단순한 방문객 증가를 넘어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석 연휴와 연말 아웃바운드 성수기까지 맞물릴 경우 내국인 매출 회복세가 한층 탄력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요 면세점들의 연간 영업흑자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면세 4사는 지난 2분기 나란히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364억원, 현대면세점은 6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롯데와 신세계면세점도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4사 모두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환율보다 중요한 '여행 수요'

다만 환율 하락이 면세점 매출에 곧바로 반영되는 건 아니다. 해외여행은 항공권과 숙박 등을 출국 수개월 전부터 예약하는 경우가 많아 최근 환율이 안정됐다고 해서 당장 출국객과 면세점 매출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이 면세점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단순하지 않다. 고환율 시기에 매입한 재고를 환율이 떨어진 뒤 판매할 경우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반대로 환율 하락기에 새로 매입하는 상품은 원가 부담을 낮춰줘 환율 변동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다각도로 살필 필요가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K-WAVE 존'/사진=신세계면세점

그럼에도 추석과 연말 해외여행 성수기는 면세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환율 안정세가 이어지면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면 출국객 증가가 자연스럽게 면세점 방문과 구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명품과 화장품 등 고가 상품은 가격 차이에 따라 구매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환율 안정이 소비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내국인 매출 회복만으로 면세점의 완전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면세점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 수준으로 여전히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824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7.3%를 차지했다. 게다가 환율 하락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원화 가치 상승을 의미하므로 달러 환산 구매력을 다소 떨어뜨릴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외국인 쇼핑 규모가 환율 변수 하나만으로 줄어들거나 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중국 다이궁(보따리상)이나 단체관광객과 달리, 최근 늘어난 개별관광객(FIT)은 여행 목적과 쇼핑 채널, 현지 서비스 경험 등에 따라 지출 규모를 결정하는 경향이 크다. 환율에 따른 소폭의 가격 변동보다는 방문 만족도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이 실질적인 쇼핑 지출을 좌우하는 셈이다.

충성 고객 만들기

결국 하반기 면세업계의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면세점들은 단발성 할인에 의존하기보다 고객 경험 강화와 강력한 록인(Lock-in)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해외여행객의 구매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한항공·제주항공·트리니티항공 등 9개 제휴사를 통해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카드사·페이사와 연계한 추가 혜택도 마련했다.

여기에 명동본점에 발렌티노와 듀베티카를 잇달아 선보이며 패션 상품군을 강화했다. 여행객의 가격 부담을 낮추는 한편 면세점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을 늘려 구매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다.

신라면세점이 엔하이픈을 신규 홍보모델로 선정했다/사진=신라면세점

신라면세점은 외국인 FIT와 K팝 팬덤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최근 엔하이픈을 신규 홍보모델로 발탁해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 확대에 나섰다. 제주점에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아미(AMI)' 단독 매장을 열었다. 단체관광객 중심의 대량 판매보다 국적과 취향이 다양해진 개별관광객을 겨냥해 브랜드와 콘텐츠를 세분화하려는 전략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항공·호텔 멤버십을 활용해 구매력이 높은 고객을 직접 끌어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사와 호텔 체인과의 제휴를 확대해 여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면세점으로 유입되는 고객을 늘리는 방식이다. 특히 제휴 멤버십 고객의 객단가가 일반 개별관광객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만큼 단순 방문객 수를 늘리기보다, 고액 소비 고객을 확보해 매출의 질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면세점은 쇼핑에 체험 요소를 더해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 이유를 만드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무역센터점에서 몰입형 전시를 열고 향주머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과 웰컴 기프트를 제공한다. 온라인에서도 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상품 판매만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게 만들기 어려운 만큼 전시와 체험을 결합해 면세점을 하나의 관광·문화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 자체가 호재인 건 맞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실적을 좌우하는 건 외국인 관광객의 안정적인 방문 수요"라면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 지금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에 대응하는 동시에 FIT의 방문 만족도를 높여 다시 찾게 만드는 내실 있는 전략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naver daum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