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 브랜드 '차지(CHAGEE)'가 국내 진출 5개월 만에 국산 원료를 도입하며 현지화에 시동을 걸었다. 올가을 전 세계 매장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가을 말차 캠페인'에서 하동산 말차를 도입하면서다.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의 취향과 입맛을 사로잡고 한국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차지의 '차'별화
차지코리아는 15일 서울 종로구 차지 종로점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하동말차를 활용한 가을 말차 캠페인을 소개했다. 이번 캠페인은 세계적인 문학 작품 '어린 왕자'를 모티브로 '본연의 순수함 그대로'라는 메시지를 내걸고, 말차 음료를 선보이는 행사다.
차지는 이번 한국 내 가을 말차 캠페인에 '하동말차'를 사용한다. 이를 위해 지난 1일 경상남도 하동군, 재단법인 하동차&바이오진흥원과 하동말차 및 관련 차 제품의 공급과 홍보·마케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A)을 맺었다.
차지가 국내의 많은 차 산지 중에서도 하동의 말차를 선택한 것은 상징성과 품질 때문이다. 하동은 1200년이 넘는 차 재배 역사를 지닌 국내 대표 차 산지다. 통일신라 시대에 차 씨앗을 심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역사가 길다. 2017년 유엔식량농업기구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맞닿아 있어 잦은 안개와 큰 일교차 등 차 재배에 유리한 조건도 갖췄다.
하동말차는 품질 역시 뛰어나다는 것이 차지의 판단이다. 하동차는 여러 품종이 섞인 재배 환경 덕분에 특유의 고소한 맛이 강한 편이다. 특히 차지가 쓰는 하동말차는 차광재배 방식으로 키운 '1번차'로 프리미엄 차 원료로 꼽힌다. 차광재배는 찻잎이 자라는 약 20일간 햇빛을 가리고 키우는 방식을 말한다.
김종철 하동차&바이오진흥원 원장은 "차광재배를 하면 녹색이 진해지고 아미노산이 많아져 감칠맛이 강해진다"며 "쓴맛과 떫은맛을 줄이면서 감칠맛을 내기 때문에 고급 말차를 재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번차는 1년에 세 번 수확하는 하동차 중 5월 첫 수확분으로, 이후 수확분보다 품질이 높아 고급 말차에 주로 쓰인다.
차지는 이번 신메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하동말차가 다양한 재료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를 핵심 과제로 삼았다. 우유와 결합했을 때 말차 풍미가 묻히지 않는지, 자스민과 만났을 때 두 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를 테스트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정희 차지코리아 CMO는 "하동말차는 음료 메뉴로 개발했을 때 선명한 색과 부드러운 질감, 깊은 감칠맛, 자연스러운 단맛, 그리고 다양한 원재료와 조화를 이루는 확장성까지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말차도 K
차지가 국산 차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것은 지난 4월 국내 첫 매장을 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한국 단독 메뉴 5종을 선보이긴 했으나 모두 국산 차 원료를 사용한 메뉴는 아니었다.
차지가 국산 차 원료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CMO는 "한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나가는 단계에서 현대적인 차 경험을 더 친숙하게 전달할 방법을 고민했다"며 "한국 소비자의 니즈와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원료로 말차에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지는 이번 가을 말차 캠페인을 전 세계 매장에서 동시에 진행하지만 한국에서만 현지 원료를 활용한다. 다른 국가 매장들이 기존 공급처의 원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차지코리아는 이를 위해 글로벌 본사와도 협의를 마쳤다. 김 CMO는 "글로벌 R&D센터에도 하동말차 원료를 보내 검증을 거쳤다"며 "충분히 높은 퀄리티의 원료라는 판단이 있었기에 하동말차를 활용한 한국 단독 메뉴 출시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차지는 국산 말차의 품질이 뛰어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김 원장은 "일본 말차는 풀 향이나 해초 향이 강한 반면 한국 말차는 좀 더 복합적인 맛이 난다"며 "구수하면서도 복합적인 맛을 해외 소비자들도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차지는 앞으로도 국내 원료 사용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메뉴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김 CMO는 "국내산 원료를 추가로 발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과 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