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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보다 K디저트]③'할머니 간식' 곶감의 변신

  • 2026.09.23(수) 07:50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퓨전 곶감 인기
과일·견과류 등 다양한 조합으로 디저트화
컬리에서 곶감류 매출 27% 증가

그래픽=비즈워치

할머니 간식

지금처럼 디저트 문화가 발달하기 전에는 달콤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 과일을 찾았다. 하지만 과일은 대부분 여름이 제철이다. 비닐하우스가 보편화되지 않고 수입 과일을 찾아보기도 어려웠던 시절의 겨울엔 과일을 찾기 어려웠다. 그럴 때 할머니가 꺼내주시던 게 바로 '곶감'이다. 

곶감은 생감을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건조시킨 '말린 과일'이다. 말린 과일류가 대개 그렇듯 생과보다 당도가 훨씬 높고 보관성이 좋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의 겨울에도 달콤한 과일을 먹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냉장고가 거의 모든 가정에 보급되고 수입산 과일이 쏟아져들어오면서 곶감을 찾는 수요는 매년 줄어만 갔다. 곶감을 간식으로 소비하는 풍경은 거의 사라졌고 명절 선물용으로 고급 곶감이 팔리는 수준이었다. 일상 생활에서는 전통 찻집을 찾아야 간혹 곶감을 곁들이로 내는 곳을 찾아볼 수 있었다. 

2000년대 들어 '곶감=명절선물'로만 인식되는 추세다./사진=이마트

곶감도 도태를 기다리기만 한 건 아니다. 소비자들이 곶감의 딱딱한 식감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촉촉한 정도로 수분을 남기는 '반건시'가 늘어났다. 반건시는 곶감(건시)보다 맛이 부드럽고 식감도 좋다. 수분을 날리며 생기는 흰 가루도 생기지 않아 색깔도 반투명한 주황빛을 띤다. 

하지만 이 역시 '명절 선물'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명절 선물로 판매되는 곶감은 20~30개입 대량 구성이 대부분이다. 늘어나는 1~2인 가구에서 짧은 기간에 소화하기 어려운 양이다. 반건시의 경우 건시보다 유통기한도 짧다. 냉동 보관을 하게 되지만 냉동 시 수분이 더 날아가며 딱딱해진다. '일상식'이 되지 못한 음식의 비애다.

MZ 간식

최근 곶감은 명절 한 철만 노리는 '선물용 간식'이 아닌 '일상 디저트'로의 변화를 노리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곶감'이 아닌, 곶감에 다양한 토핑을 더해 복합적인 맛을 구현했다. 일종의 '과일 디저트'다. 가장 유명한 게 곶감 속에 크림치즈를 넣은 '치즈 곶감'이다. SNS를 중심으로 곶감에 크림치즈를 넣어 먹는 레시피가 퍼지면서 인기를 얻었다. 

크림치즈는 곶감의 달콤한 맛과 쫀득한 식감이 부드럽고 고소한 크림치즈와 합쳐지며 맛을 배가시키는 조합이다. 크림치즈의 수분이 곶감을 더 촉촉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도 있다. 원래 곶감은 다소 단 맛이 강해 음료와의 조합이 쉽지 않은데, 크림치즈가 더해지면 커피나 와인과의 페어링이 가능해진다. 

컬리의 '곶감 샘플러 5종'. 크림치즈와 호두, 떡 등을 곶감과 조합한 디저트다. /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고소한 맛의 구운 호두나 버터, 떡 등을 조합하는 레시피도 인기다. 호두와 그래놀라는 쫀득한 곶감에 씹는 맛을 더해 식감을 복합적으로 만들어 준다. 견과류는 곶감에 없는 고소한 지방감을 더해준다. 떡은 반대로 쫄깃한 곶감에 쫄깃함을 더한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운 반건시에서 겉과 속이 모두 쫄깃한 디저트로 바뀐 셈이다. 

이밖에도 샤인머스캣이나 키위 등 상큼한 계열의 과일을 더하기도 한다. 1~2인 가구를 겨냥해 3개입, 5개입 등 소포장 제품을 내놓는 곳도 늘고 있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도 가을 시즌에 맞춰 곶감을 활용한 디저트나 음료를 내기도 한다.

할리스는 지난달 말 홍시와 곶감을 함께 활용한 감 맛 음료 '호감 스무디'를 내놨다. 초콜릿 소스와 감을 활용해 호랑이가 연상되는 비주얼을 구현했다. 파리바게뜨는 파운드 케이크에 곶감과 호두, 무화과, 대추를 넣은 '파바 곶감 파운드'를 선보였다. 

곶감과 홍시를 사용한 할리스의 가을 신메뉴 '호감스무디'/사진=할리스

곶감이 '힙'해지고 있다는 건 숫자로도 나타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설 시즌 곶감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30% 늘었다. 특히 40대 미만 젊은 층 구매가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명절 뿐만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컬리에서 곶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기호가 할매니얼 트렌드와 맞물리며 곶감의 부활을 불러온 것 같다"며 "명절 선물을 넘어 일상에서도 곶감을 디저트로 즐기는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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