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편집자]
추석이 지나면
2026년 새해가 밝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추석이 코 앞입니다. 이번 주 들어 한낮 기온이 28도를 웃도는 늦여름 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저녁이 되면 또 꽤나 쌀쌀해 겉옷을 챙겨야 합니다. 추석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겠죠? 추위에 약한 사람들은 긴 겨울이 벌써 두려울 겁니다.
추석이 지나면 찾아올 것을 두려워하는 건 추위에 약한 사람들뿐만이 아닙니다. 내로라하는 유통 기업들의 대표이사, 임원들도 추석 이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6일 시작되는 국정감사 때문입니다. 올해는 유난히 유통업계에 사건사고가 많았는데요.
우선 올해 내내 이어졌던 제당·제분업계의 담합 이슈가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설탕 가격을 담합한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에 약 4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7월엔 대상, 사조씨피케이,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사가 7년 넘게 전분·전분당 가격을 담합했던 사실이 적발돼 7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죠.
이에 대한 질의를 위해 오는 7일부터 열리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조영식 CJ제일제당 부사장, 이운익 삼양사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를 증인 명단에 올렸습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앞서 담합으로 인해 과징금을 부과받은 곳들입니다.
롯데칠성의 경우 설탕 담합에 직접 가담한 건 아니지만 롯데칠성과 CJ제일제당 간 공급 가격이 B2B 설탕 시장의 기준 가격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이에 대한 질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를 다룹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과 매각 실패, 입점 업체와 직원들의 피해 등을 논의하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을 물을 예정입니다.
우리도 혹시
아직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출석 준비를 하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매년 유통 기업의 주요 인사들이 출근 도장을 찍는 정무위원회 국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쿠팡이 있죠. 쿠팡은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6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여러 차례 불렀지만 응하지 않으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공정위가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사전 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조사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올해에도 김 의장을 증인으로 불러들일 지, 김 의장은 이에 응할지가 관심사입니다.
스타벅스를 휘청이게 했던 '탱크데이' 논란 역시 이번 국감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스타벅스는 사건 직후 손정현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고 신세계 그룹이 직접 대국민 사과까지 했는데요. 국감에서 증인 출석을 요구한다면 사건 이후에 선임된 신동우 대표를 부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국감에 불려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명단에서 제외된 기업들도 있습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대표적입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들이 농해수위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벌칙게임
업계에서는 주요 유통 기업들의 국감 출석에 대해 "필요하다면 출석해야 한다"면서도 내심 불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국감 증인 채택이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위라기보다는 '기업인 혼내주기'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앞선 국감들에서는 CEO에게 기업의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기보다는 상임위 위원들이 일방적으로 질문만 던지다가 끝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기업인들을 세워 놓고 질타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한 출석 요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출석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기도 어렵습니다. '후환'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무위는 공정위를 소관 기관으로 둔 상임위원회입니다.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거나 받을 예정인 기업들의 경우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나가도, 나가지 않아도 고민인 셈입니다.
물론 '사고를 치지 않으면' 국감에 불려갈 일도 없으니, 이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거론된 기업들은 올해 유통업계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 온, '문제아'로 분류된 곳들입니다. 선생님에게 혼났다고 투덜댈 게 아니라, 혼날 짓을 하지 않는 게 우선이 돼야겠죠. 부디 내년 국감에서는 '교무실'에 불려가는 문제아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