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추석 연휴가 한창이던 지난 26일 오후 6시. 신세계사이먼이 운영하는 경기도 시흥시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의 센트럴가든은 인파로 북적였다. 이날 저녁에 진행될 '낙화놀이'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낙화놀이는 화약 대신 숯가루를 먹인 한지를 태워 불씨를 물 위로 떨어뜨리는 전통 불꽃놀이다. 행사장 인근에 마련된 '소원지 쓰기' 부스 앞에는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적어 내려는 방문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아이 손을 잡고 나온 부모부터 연인, 삼삼오오 모인 노년층까지 저마다의 소원을 매달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오후 7시가 되자 센트럴가든의 수변 주변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아이를 목말 태운 아빠부터 까치발로 앞사람의 어깨너머를 살피는 사람까지 모두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수변 위에는 심지들이 길게 늘어뜨려져 있었다. 점화 카운트다운이 '다섯'부터 시작되자 관람객들은 일제히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다.
'하나'를 외치는 순간 횃불이 심지에 닿으면서 불길이 번졌다. 폭죽이 터지는 소리 대신 마른 종이가 바스락거리며 타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은은한 숯 냄새가 번졌다. 이윽고 붉은 불티들이 비처럼 쏟아지자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점화된 불꽃들이 완전히 사라지는 동안 관람객들은 가족의 손을 꼭 잡은 채 수면을 수놓는 불꽃을 바라봤다.
신세계사이먼이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낙화놀이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일반 쇼핑몰과 달리 야외 수변 공간을 갖추고 있어서다. 신세계사이먼은 낙화놀이를 준비하는 데만 4개월여 를 썼다.
박태호 신세계사이먼 마케팅팀 콘텐츠파트장은 "기존 쇼핑몰이나 백화점은 실내라는 공간적 제약으로 대규모 퍼포먼스를 수용하기 어렵다"며 "반면 아울렛은 천장이 뚫려 있어 많은 사람이 모여 볼 수 있는 만큼 대규모 군무 같은 퍼포먼스형 'K컬처'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가족들과 함께 충남 서산에서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까지 찾아온 김지혜 씨(40대)는 "평소 함안 낙화놀이를 정말 보고 싶었는데 너무 멀어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공연을 하는 줄도 모르고 나들이 겸 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보게 돼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쇼핑에 전통을 더하다
같은 날 오후 2시 경기도 파주시의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센트럴스퀘어에서는 '양주별산대놀이' 공연이 열렸다.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양주별산대놀이는 파계승과 몰락한 양반에 대한 풍자, 서민들의 삶의 희로애락을 해학적으로 담아낸 대표적인 경기 북부 지역의 전통 탈놀이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지난 2024년 진행된 리뉴얼 당시 연못과 정원으로 구성돼 있던 이 부지를 공연 광장 및 계단형 객석으로 재조성했다. 공연장 주변과 계단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은 해학적인 대사와 연기가 펼쳐질 때마다 박수로 호응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아이들이 직접 탈을 쓰고 동작을 따라 하며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송정민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운영지원팀장은 "자녀를 양육하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일상 속에서 전통문화를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에 깊이 공감해 왔다"며 "경기 북부권을 대표하는 주요 무형문화유산인 양주별산대놀이를 내방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신세계사이먼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각 점포에서 전통놀이를 선보였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지난 25일 한국민속촌과 함께 부채춤과 진도북춤 등 전통 공연을, 야간에는 LED 연출을 가미한 '연분' 공연을 선보였다.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역시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지역 문화유산인 '동래야류' 공연과 전통 의상 체험을 운영했다.
신세계사이먼은 지난 설 연휴 사물놀이 공연을 진행한 후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바 있다. 이에 이번 추석에 전통 공연을 여주·파주·부산·시흥 4개 점포로 넓혔다. 모두 도심에서 40~50㎞ 떨어진 근교 중소도시라는 특성을 고려해 점포별 맞춤형 공연을 배치했다. 인근 대도시에서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지역의 문화유산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송 팀장은 "기존에는 명절 연휴에 '티니핑' 같은 인기 캐릭터 행사를 열었는데 고객의 반응은 좋았지만 명절 특유의 전통적 정취를 전달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이에 올해는 전 점포에서 명절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전통 공연을 선보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명절엔 아울렛
신세계사이먼이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이 같은 전통 공연을 마련한 것은 아울렛이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가족 나들이 명소로 완전히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송 팀장은 "제사를 중심으로 하던 명절 풍속도가 가족 간의 만남과 휴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며 "3대가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쇼핑과 식사를 병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아울렛과 쇼핑몰이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는 집에서 전을 부치며 명절을 보냈지만, 이제는 야외로 나와 나들이를 즐기며 한 끼 외식을 하려는 트렌드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명절 연휴 기간 신세계사이먼 아울렛을 찾는 고객들도 크게 늘고 있다. 신세계사이먼 집계에 따르면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올해 추석 연휴 사흘(9월 24~26일)간 입차 대수는 전년 대비 약 15% 증가했다.
외부 데이터에서도 명절 기간 아울렛으로 향하는 방문객이 뚜렷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티맵모빌리티가 추석 목적지 설정 상위 1000곳을 분석한 결과, 아울렛을 목적지로 설정한 건수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4년 88.6%에서 132.0%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복합쇼핑몰(50.8%→59.2%)과 스타필드(62.4%→74.1%)의 목적지 설정 건수 증가율을 압도하는 수치다.
명절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 역시 아울렛 나들이객 증가의 이유 중 하나다.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에 차례나 성묘 없이 가족·친척과 만남만 갖겠다는 응답이 43%에 달했다. 차례와 가족 모임을 모두 하겠다는 응답(43%)을 더하면 응답자의 86%가 연휴 중 가족 모임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정에서 직접 차례를 지내겠다는 비율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 올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는 응답은 27.3%에 머물러 전년(40.4%)보다 13.1%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조상을 모시는 엄숙한 의례 대신 가족 간의 만남과 휴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명절 풍속도가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3대가 함께 모여 쇼핑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교외형 아울렛이 명절 나들이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무는 아울렛'으로
이에 신세계사이먼은 가족 단위 고객이 오랫동안 머물며 즐길 수 있도록 점포를 지속적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이달 초 2차 리뉴얼을 마무리했다 .지난 2011년 문을 연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은 초기 쇼핑과 정원 휴식을 중심으로 한 '1세대 프리미엄 아울렛'이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자 공연과 팝업스토어 등 복합 문화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번 2차 리뉴얼에서는 신규 입점과 매장 재편을 통해 총 64개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전체 입점 브랜드의 약 22%, 영업면적의 5분의 1에 달하는 대규모 개편을 단행했다. 센트럴스퀘어에는 쇼핑센터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형 엘리베이터 2대를 설치했다. 공용 공간 곳곳에 휴게 테이블과 의자를 대폭 늘렸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친숙한 대형 혹등고래 조형물도 세워 시각적 즐거움을 더했다. 가족 단위 고객의 핵심 니즈인 식음(F&B) 콘텐츠도 강화했다. 패밀리형 뷔페 '애슐리퀸즈'와 인기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등 9개 F&B 매장을 신규 입점시켰다.
실제로 리뉴얼 효과도 뚜렷하다. 신세계사이먼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7일까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입차 대수는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났다. 특히 스포츠·아웃도어와 F&B 부문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역시 주말 한정 방문지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평일에도 일상적으로 찾는 거점으로 자리잡기 위해 쇼핑몰 형태의 '에스몰' 중심의 공간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앞으로도 가족 고객을 위한 체류형 공간으로 지속적으로 변화해 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사이먼 관계자는 "명절에 부모님께 옷 한 벌이라도 사 드리고, 좋은 식사 한 끼 대접하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나들이 공간으로 프리미엄 아울렛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