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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키즈' 음바페 품었다…축구·골프로 달리는 '온'

  • 2026.09.30(수) 07:00

호카와 함께 라이징 브랜드로 급부상
최근 축구·골프 시장 진출 계획 밝혀
매출 정체 중인 나이키 파이 노려

그래픽=비즈워치

글로벌 러닝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온(On)'이 러닝을 넘어 축구와 골프 시장으로 발을 뻗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전통의 강자들이 주춤한 상황에서 시장을 뒤흔들겠다는 목표다. 

다 해볼까

러닝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게 '요즘 가장 핫한 브랜드가 뭐냐'고 물으면 둘 중 하나는 '온러닝'을 이야기한다. 온러닝은 스위스의 스포츠 브랜드 '온(On)'의 러닝 전문 브랜드다. 온은 2010년 창업한 뒤 독자적인 미드솔 기술인 '클라우드텍'을 바탕으로 러닝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 왔다. 

도약의 계기는 코로나19였다. 여럿이 모여 땀을 흘리는 운동이 금기시되면서 혼자 뛸 수 있는 러닝이 각광받았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000억원 수준이던 온의 매출은 2020년 7000억원대로 올라섰고 이듬해엔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온의 매출은 5조원에 육박한다. 올해에도 전년 대비 10%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온의 목표는 '러닝 시장'이 아니었다. 온은 지난 21일 프랑스 최고의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와 10년짜리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온 풋볼' 브랜드를 론칭, 축구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틀 뒤인 23일엔 골프 시장 진출 계획도 공개했다. 스포츠웨어 시장의 두 축인 축구과 골프를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의미다. 

온(On)의 축구 시장 진출에 맞춰 파트너십을 맺은 (좌측부터) 킬리안 음바페, 티에리 앙리, 시드니 셰르텐라이브./사진=온(On)

온은 이미 테니스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온은 2019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투자에 나서며 테니스 시장에 진출했고 이듬해 테니스화 브랜드 '더 로저'를 내놨다. 지금도 이가 시비옹테크, 벤 쉘튼, 주앙 폰세카 등의 선수들이 'On'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는다. 

온은 스포츠웨어 시장의 영토 확장을 위해 '무브먼트 클래스(Movement Class)'를 타깃으로 내세웠다. 무브먼트 클래스는 스포츠웨어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는 젊은 소비층을 의미한다. 러닝화를 일상화로 신는 '러닝코어', 축구 유니폼을 일상복처럼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하는 '블록코어' 등이 대표적이다. 

온이 일찌감치 공략 중인 테니스는 일상복과 유니폼의 경계가 허물어진 대표적인 스포츠 종목이다. 테니스를 치기 위해 테니스웨어를 구매하는 사람보다 일상복으로 스타일링하기 위해 구매하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다. 온의 대표 브랜드인 온러닝 역시 러닝화와 러닝웨어를 일상복으로 소비하는 러닝코어족을 강력한 지지기반으로 두고 있다. 이를 축구와 골프 등 대표적인 스포츠 종목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기다려라 나이키

온은 골프와 축구 시장 진출을 통해 기존 3대 핵심 부문인 러닝·스니커즈·어패럴의 뒤를 잇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9년까지 매출을 최소 56억 스위스프랑(약 9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밝혔다.

온의 골프·축구 시장 진출 계획이 의미심장한 건 축구와 골프를 통해 세계 최대 스포츠 기업이 된 나이키가 최근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지난 21일 S&P100 지수에서 퇴출됐다. 나이키가 S&P100 지수에서 빠진 건 2008년 첫 편입 이후 처음이다. 

매출도 몇 년째 정체 중이다. 2026회계연도 매출은 464억달러(한화 약 64조원)로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2%대 감소했다. 글로벌 스포츠화 시장에서 나이키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25.9%에서 지난해 22.9%로 3%포인트나 낮아졌다. 신기술 개발보다는 팬데믹 시기 폭발적으로 성장한 리셀 시장의 흐름에 맞춰 '색깔놀이'에 집중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래픽=비즈워치

그 자리를 꿰찬 게 온과 '호카'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나이키의 앞마당인 축구와 골프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속셈이다. 실제로 온이 파트너로 고른 음바페는 8살때부터 나이키와 함께 한 '나이키 키즈'다. 축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음바페와 손잡은 건 우연이 아니라는 평가다. 

불안요소도 있다. 최근 온은 '본업'인 러닝화 시장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사들이 온과 호카의 급성장 이후 위기를 느끼고 빠르게 기술 개발에 나선 반면 온은 현상 유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경쟁사의 동급 러닝화에 비해 10만원 이상 비싼 가격 정책도 비판요소다. 

온이 러닝 시장을 집중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소다. 전세계 스포츠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소비자 층위도 다양한 축구·골프 시장에 진출하면서 본래의 색을 잃을 수 있다는 비판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분야에 집중해 성공을 거둔 기업이 매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가 실패한 사례는 많다"며 "신규 시장 공략에 집중하다가 '집토끼'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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