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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가 이렇게 힙했나"…목욕탕에 푹 빠진 2030

  • 2026.10.07(수) 07:00

목욕업소 26년 새 절반 가까이 감소
최근 '사우나' 검색량은 23배 급증
목욕을 '위생' 아닌 '취향'으로 소비

그래픽=비즈워치

과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목욕탕과 사우나가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목욕탕과 사우나를 찾고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면서다. 목욕 가방을 꾸미고 집에서 홈스파를 즐기는 등 목욕이 하나의 여가와 취향 소비로 진화하고 있다.때 빼고 광내고

1990년대까지만 해도 목욕탕은 엄마 손을 잡고 '때를 밀러' 가던 친숙한 일상의 공간이었다. 새해나 명절은 물론 중요한 면접이나 결혼식 같은 큰일을 앞두고 "때 빼고 광 낸다"며 몸을 단장하는 것은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었다. 그만큼 대중목욕탕은 우리 삶 깊숙이 뿌리내린 대중문화의 장이었다.

그랬던 목욕탕과 찜질방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위기를 맞았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위축되면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 문을 닫았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국 목욕장 업소는 2000년 9950곳에서 지난해 5668곳으로 줄었다. 목욕탕·사우나·찜질방을 포함한 목욕장업소가 20여 년 사이 절반 가까이가 사라진 셈이다.

목욕탕의 숫자는 줄었지만, 최근 사우나와 목욕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커지는 추세다. 최근 '힐링·웰니스' 트렌드와 함께 사우나와 목욕 문화가 젊은 층의 새로운 놀이터로 부활하면서다. 단순히 위생 관리나 피로 해소의 수단에 머물던 목욕은 이제 개성을 드러내는 '힙한 소비'로 진화했다.

트루타월의 사우나 모자/사진=29CM

29CM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사우나'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대비 23배(2230%)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목욕 가방' 검색량도 250% 이상 늘었다. 사우나와 찜질방을 찾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검색량 증가로 나타난 셈이다.

목욕 관련 소비 품목도 다양해졌다. 사우나에서 사용하는 모자나 로브, 목욕 가방부터 입욕제와 세신 용품까지 목욕을 즐기는 데 필요한 상품 판매가 늘고 있다. 같은 기간 욕조·반신욕 용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목욕 후 편안하게 걸칠 수 있는 로브 거래액은 166% 이상 늘었다. 홈스파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바디 테라피 브랜드 '딸라스파'의 발네오 솔트 입욕제도 지난 9월 한 달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55% 이상 증가했다.

브랜드들도 달라진 목욕 문화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바디케어 브랜드 '센녹'은 오는 7일 서울 성수동에 목욕탕을 콘셉트로 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목욕탕이라는 익숙한 공간에 브랜드 경험을 결합해 한국 고유의 목욕 문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다는 취지다.

씻는 곳에서 쉬는 곳으로

이처럼 젊은 세대 사이에서 목욕 문화가 다시 주목받는 것은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누리려는 '웰니스' 열풍이 덕분이다. 목욕탕은 스마트폰의 끊임없는 알림과 과도한 정보에 노출된 2030 세대에게 사우나와 목욕탕은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하고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할 수 있는 최적의 도피처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땀을 흘리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곳이다.

과거와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목욕을 소비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몸을 깨끗이 씻고 나오는 것이 목욕의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핵심이 됐다. 사우나와 목욕탕이 웰니스와 취향 소비가 결합하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재해석되면서 관련 상품과 브랜드 경험 전반으로 시장이 함께 커지고 있다.

/사진=모두의 사우나

여기에 전국의 숨은 사우나를 찾아다니고 공유하는 문화도 생겼다. 젊은 층 사이에서는 전국 5500여 개 사우나·찜질방 정보를 지도 형태로 제공하고 랭킹과 리뷰를 나누는 '모두의 사우나'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앱은 동네 목욕탕부터 호텔 스파까지 다양한 형태의 목욕탕과 사우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사우나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인플루언서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어떤 공간을 찾아갈지 고민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목욕 가방을 꾸며 SNS에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목욕 경험이 타인과 취향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사우나가 새로운 웰니스 문화로 주목받고 있다"라며 "단순히 땀을 내는 공간을 넘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며 휴식과 회복을 경험하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으면서 사우나를 즐기는 방식과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도 함께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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