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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용엄마' 품은 정용진…'꿈'은 이루어질까

  • 2026.10.10(토) 13:00

[주간유통]신세계, 워너브라더스 인수 참여
10억달러 투자…지분율은 1% 미만으로 예상
해리포터·왕좌의게임 등 IP 사용권이 핵심

그래픽=비즈워치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편집자]

나도 끼워 줘

이번 주 유통가에는 흥미로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습니다. 바로 신세계그룹이 미국 워너브라더스에 투자를 단행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워너브라더스는 영화·게임·TV드라마·테마파크 사업을 펼치는, 미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그룹입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와 왕좌의 게임, 다크 나이트 3부작, 반지의 제왕 등 영화 역사에 남을 작품들이 워너브라더스를 통해 공개됐죠. 우리나라 기업이 이런 워너브라더스를 보유하게 된다니, 눈이 번쩍 뜨일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신세계그룹이 워너브라더스를 단독으로 인수하는 건 아닙니다. 간단하게 타임라인을 살펴볼까요. 2018년 타임워너는 미국의 통신사 AT&T에 인수되며 '워너미디어'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통신사의 고객과 워너의 콘텐츠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 인수였지만 결과는 대실패였습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인수하면서 합병법인 '스카이댄스'가 설립됐다./사진=스카이댄스 홈페이지

2022년엔 디스커버리가 워너미디어와 합병하면서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출범했죠. 하지만 이후로도 적자가 이어지며 재매각이 결정됐습니다. 그리고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컴캐스트, 넷플릭스의 3파전에서 넷플릭스가 승리합니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워너브라더스 인수에 나섭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넷플릭스의 원버브라더스 인수를 대놓고 반대한 겁니다. 이미 OTT 시장을 점령한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까지 집어삼키면 사실상의 독과점 기업이 될 거란 우려였죠.

영화계 역시 반발합니다. 그러던 중 파라마운트가 넷플릭스의 제안보다 금액을 늘린 적대적 인수를 제안하고 넷플릭스가 발을 빼면서 워너브라더스의 새 주인은 파라마운트로 결정됩니다.

"이거 다~HBO 껍니다" 쿠팡플레이에서 서비스 중인 HBO 드라마./사진=쿠팡플레이

이제 다시 신세계그룹이 등장할 차례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수에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미국 펀드 투자운용사 레드버드 등과 함께 참여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앞서 파라마운트와 손잡고 경기도 화성의 화성국제테마파크에 파라마운트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지난해 말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CEO와 회동을 가졌습니다. 

신세계가 이번에 투자하는 금액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입니다. 전체 인수 금액이 1110억달러(약 149조원)니 신세계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0.9% 정도로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세계가 워너브라더스의 경영권을 얻기 위해 투자를 단행한 건 아닙니다. 원하는 건 따로 있죠. 바로 'IP'입니다.

해리포터 상륙?

신세계그룹은 이번 투자 이유에 대해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의 인기 콘텐츠를 활용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동력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알렸습니다. '리테일과 컬처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콘텐츠 허브로 발돋움한다'는 생각입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건 앞서 말씀드린 화성 테마파크입니다. 신세계는 원래 이곳에 파라마운트 무비파크를 만들 계획이었죠. 국내에 인지도가 있는 파라마운트의 IP는 미션 임파서블, 탑건, 닌자 거북이, 스타트렉, 스폰지밥 정도가 있는데요. 물론 좋은 작품들이지만 경쟁자인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비하면 그리 구미가 당기는 라인업은 아닙니다.

노 슬리데린! 노 슬리데린!/사진=HBO 공식 유튜브

하지만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하고 이들의 IP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워너브라더스는 산하에 HBO, DC스튜디오, 뉴라인시네마, 카툰네트워크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과 호빗, 왕좌의 게임, 슈퍼맨, 배트맨, 파워퍼프걸, 스폰지밥, 톰과제리 등 수많은 IP가 따라붙습니다. 테마파크의 무게감이 달라집니다.

신세계 역시 "화성 스타베이시티 내에 계획 중인 테마파크 역시 파라마운트에 워너브라더스 콘텐츠가 더해져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죠. 스타필드와 스타필드 마켓, 스타필드 빌리지 등 실내 복합쇼핑몰에도 이 IP들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 시설이나 테마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호그와트 테마로 꾸민 스타필드라니, 안 가볼 수 있을까요?

덤벼라 쿠팡

최근 유료 멤버십 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OTT 연계 역시 강화할 수 있습니다. 현재 SSG닷컴은 티빙과 연계한 멤버십을 내놓고 있는데요. 향후 이를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통합될 HBO 맥스와 연계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HBO 맥스와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현재 국내에서 쿠팡과 제휴한 OTT라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파라마운트와 함께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죠. 그런 만큼 국내에서 OTT 서비스 역시 직접 운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쿠팡과 여러 부문에서 경쟁 중인 신세계그룹으로선 천군만마가 될 겁니다.

정용진 회장은 IP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경영자다. 다스베이더 앞치마를 입고 요리 중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이마트 유튜브

신세계그룹의 10억달러 투자는 결국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의 IP 사용을 위한 베팅입니다. 10억달러가 많아 보이지만, G마켓을 인수할 때 쓴 3조4000억원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IP가 그 어떤 유형자산보다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나쁘지 않은 한 수입니다. 여기엔 평소 '덕후'로 알려진 정 회장의 안목도 한 몫을 했을 겁니다. 

정 회장은 이전에 삐에로쇼핑, 분스, 부츠, PK피코크 등 자신이 진두지휘한 사업들이 잇따라 철수하며 '마이너스의 손'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타필드,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같은 성공 사례도 있습니다. 이번 투자는 정 회장에게 어떤 별명을 가져다 줄까요. 해리포터와 배트맨의 오랜 팬으로서, 이번엔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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