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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무엇으로 사나]②"비용 줄여라"

  • 2019.11.29(금) 10:20

고비용 모집인 채널 줄이고 온라인 채널 확대
영수증 발급 비용 줄이기 '온라인 전용카드' 증가
"전자 영수증 대세될 것"

위기는 기회다. 요즘 신용카드사들이 곱씹는 말이다. 최근 수년간 계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핵심인 신용부문 사업이 어려워지자 새로운 성장사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어디에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을까.

카드사는 신용이 생명이다. 조달의 상당부분을 카드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수익감소는 카드사의 신용을 떨어트려 조달비용을 늘리고, 이는 다시 수익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은 카드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최근 수년간 계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방어에 비상에 걸린 카드사들은 꾸준한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유지에 나서고 있다.

◇ '카드모집인 1만명 하회' 눈앞

카드사들이 가장 먼저 비용절감에 나서는 부분은 인력구조다.

영업을 통해 매출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인력감축은 독이 된다. 하지만 최근 기술의 발달로 고객과 직원이 직접 만나는 대면영업 대신 비대면영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감원의 명분이 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말 기준 국내 7개 전업계 카드사 카드모집인 수는 1만1766명이다. 2016년 말 2만2872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600여명의 가까운 카드모집인들이 업계를 떠났다.

2011년까지만 해도 5만명 수준을 유지하던 카드모집인 수는 올해말이면 1만명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카드모집인을 이용한 영업은 전통적인 카드사의 전략이었다. 2002년 카드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카드모집인들의 무분별한 카드발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버리기 어려운 영업방법이다. 신용카드는 무한정 발급받을 수는 없다. 제한된 경제인구를 대상으로 영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카드점유율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카드모집인 제도는 충성고객을 확보하기에 매우 좋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카드모집인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 이제는 카드 없이 매장을 방문한 뒤 스마트폰을 이용해 바로 카드발급을 신청하고, 곧바로 앱카드를 다운로드 받아 실물카드가 배송되기도 전 결제도 가능하다. 본인확인과 상품 안내 등이 모두 스마트폰 하나로 그 자리에서 해결된다.

통상 카드사는 카드모집인이 신용카드 한장을 판매할 경우 모집인에게 약 10만~15만원 수준의 수당을 줘야하지만 이러한 비대면채널을 활용한다면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모집인이 줄다보니 카드사 영업점포도 통폐합되고 있다. 지난해말 전국에 총 261곳의 카드사 영업점포가 있었는데 반년 만에 198개로 63곳이 사라졌다.

카드사 영업점포는 해당 지역 가맹점들에 대한 마케팅과 해당 지역 카드모집인들의 관리를 담당한다. 이를 위한 인건비와 건물 임대료, 관리비 등이 모두 카드사 부담이다.

최근 카드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비대면 전용 카드도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카드 'DA@카드의정석'과 롯데카드 '라이킷 시리즈', 하나카드 ''#tag1 시리즈', KB국민카드 '파인테크 시리즈', 삼성카드 'taptap O', 신한카드 'Always FAN', 현대카드 '레드카드' 등이 비대면발급 전용카드다.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각 카드사의 간판급 카드를 비대면 전용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모집인을 활용한 채널을 줄이고 저비용의 비대면 채널 활용을 늘리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모집인수과 관련 부서의 규모는 줄었지만, 비대면채널 개발 등의 이유로 IT전문인력의 채용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 "영수증 버려주세요" 이제 옛말

비용절감은 인건비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카드업계는 종이로 발급되는 카드영수증을 앱을 통한 전자발급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민 중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급된 카드영수증은 약 128억9000만건이며, 발급비용은 561억원이다. 밴사를 거치지 않고 카드사와 직접 카드 결제 승인 내역을 주고받는 백화점 등 대형가맹점까지 포함하면 카드사가 연간 부담해온 종이영수증 발급비용은 약 1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영수증을 받아가지 않더라도 인쇄한 뒤 버려야 하는 구조기 때문에 카드결제 건수가 많아지는 만큼 비용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종이영수증을 인쇄하지 않고 소비자의 앱에 바로 저장을 시키거나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해 영수증을 전송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이럴 경우 기존 종이영수증보다 더 많은 정보를 영수증에 담더라도 비용은 더 줄일 수 있다.

현재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영수증뿐만 아니라 카드 결제 내역과 명세서 등도 카카오톡을 통해 보내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문자메시지로만 보냈지만 약관 개정을 통해 카카오톡 안내도 가능해졌다.

문자메시지로 결제 내역 등을 보내면 건당 26~27원이 들어가지만 카카오톡을 이용하면 건당 4~5원 수준으로 저렴해진다.

카드사 관계자는 "일부 유통업체가 교환·환불에 반드시 종이영수증을 필요로 하는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전자영수증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카드사의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에도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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