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코인? 손사래 치던 은행들, 분위기가 달라졌다

  • 2021.05.13(목) 17:18

은행들, 가상자산 열풍으로 수수료 '쏠쏠'
수탁업 위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모색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시중은행들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정부와 보조를 맞춰 최대한 거리를 뒀다면, 최근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하나로 다양한 시도에 나서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가상자산거래소와 협업해 수익을 챙기기도 하고, 가상자산 산업 자체에 투자하는 은행들도 나오고 있다.

◇ 알게 모르게 가상자산 덕보는 은행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 초부터 가상자산 열풍이 이어지면서 케이뱅크가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부터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손잡고 가상자산 계좌를 발급하고 있는데, 올해 초 가상자산 열풍을 타고 수신잔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3조7453억원 수준이던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지난달 말 12조14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불과 넉달 사이에 8조원 넘게 몰린 셈이다. 작년 7월 영업 정상화 이후 케이뱅크의 수신 증가액이 분기 평균 1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역대급 수치임을 알 수 있다.

가상자산 계좌에서 돈이 오고가면서 수수료 수입도 짭짤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업비트와 제휴를 통한 펌뱅킹 수수료로만 50억원 넘게 챙겼다.

시중은행들 중에선 NH농협은행이 가장 큰 수혜를 누렸다. NH농협은행 역시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썸, 코인원 등과 제휴해 가상자산 계좌를 발급하고 있는데 올해 1분기 수수료 수입이 16억원을 웃돌았다. 이 기간 농협은행의 전체 비이자이익이 983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꽤 쏠쏠한 편이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경우 외화송금 수수료 수입에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자산 열풍의 와중에 유독 국내 가상자산의 가치가 높은 '김치 프리미엄'이 부각되다 보니 중국인을 비롯한 많은 외국인들이 해외에서 가상자산을 사 국내에서 되팔았는데, 이 과정에서 송금수수료가 적지 않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엔 은행들이 '환치기'를 우려해 월 송금한도 제한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상당한 금액이 오가면서 송금수수료 수입이 두둑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 가상자산도 '자산'으로 인식 전환

정부는 가상자산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시중의 자금이 꾸준히 흘러들면서 시중은행들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써 다양한 검토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해치랩스, 해시드 등과 함께 가상자산 관리기업 한국디지털에셋을 설립했다. 한국디지털에셋은 일종의 수탁사업자로 가상자산 거래 고객이 가상자산을 구매하면 이를 보관하고 운용까지 해준다. 

신한은행 역시 가상자산 수탁업 전문기업인 한국디지털자산수탁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역시 이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은행들이 수탁업을 위주로 가상자산에 접근하는 이유는 정부의 기조에 따라 가상자산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어서다.

은행 관계자는 "수탁업 회사를 설립하는 이유는 단순 수탁 업무는 물론 가상자산에 활용되는 블록체인 기술 등을 사전에 습득하고 각 가상자산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판단하기 위한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고 정부가 발행하는 가상자산인 CBDC 등의 이슈도 있어 머지 않아 가상자산도 자산으로 인정하는 시기가 올 것으로 판단하고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최근 해외은행들은 가상자산을 기초자산 중 일부로 하는 금융투자상품을 내놓으면서 정식 자산에 편입하는 모습"이라며 "국내에선 정부가 아직까지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아 당분간은 이런 흐름은 나타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상자산으로 계속 돈이 흘러드는 만큼 조만간 자산의 일부로 보게 될 것이란 게 은행권의 중론"이라며 "은행들이 대외적으론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인정하진 않지만, 대내적으로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근 정치권에서는 가상자산에 대한 관리·감독을 위한 법 체계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가상자산 보고서를 통해 조속하게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가상자산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품기 위한 가상자산업법을 대표 발의했으며, 같은 당 양경숙 위원은 가상자산 시장 대응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양경숙 의원은 "가상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을 단순히 잘못된 길로 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규모 가상자산 거래 현실을 인정하고 제도적인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당신이 바빠서 흘린 이슈, 줍줍이 주워드려요[뉴스레터 '줍줍'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