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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로만 11조 벌었다"…KB금융, 사상최대 순익 재경신

  • 2023.02.07(화) 17:53

[워치전망대]
작년 순익 4조4133억원…전년보다 0.1% 늘려
그룹 순이자이익 11조3814억원…18.9% 증가
은행·손보 외 증권·카드 등은 줄줄이 후퇴

KB금융지주가 지난해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재경신하는데 성공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기존에 취급했던 대출자산에서 나온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연 이자이익 10조'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성적표다. 은행과 손해보험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들의 순익이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가 배경이지만 당분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같은 핑계를 계속 대긴 어렵다. 올해 KB금융에 비은행 계열사 수익성 개선이 숙제인 이유다. 

KB금융지주 순익 및 순이자마진 추이. /그래프=김용민 기자 kym5380@

이자이익 10조 시대 연 KB금융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4조41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4조4095억원과 비교해 0.1% 늘린 데 그친 것이지만,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는 데는 성공했다. 

핵심 배경은 '금리상승' 이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끌어올리면서 취급했던 대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자이익이 확대됐다. KB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순이자마진(NIM)은 1.99%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말 1.85%보다 0.14%포인트 오른 것이다. 

지난해 KB금융지주가 전 계열사를 통해 벌어들인 순이자이익은 11조3814억원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 9조5730억원과 비교해 18.9% 증가한 것이다. 

반면 비이자이익의 경우 주식시장 침체,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KB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은 3조61312억원으로 전년 4조9106억원과 비교해 26.1%나 줄었다. 

KB금융지주 은행 및 비은행 부문 수수료이익 구성. /그래프=KB금융지주 제공

은행·손보만 선방…나머지 모조리 '후퇴'

계열사별로 따져보면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이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지주 전체의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나머지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익은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순익은 2조9960억원으로 전년 2조5908억원과 비교해 15.63% 증가했다. 

핵심은 이자이익의 증가였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지난해 KB국민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9조2910억원으로 전년 7조7285억원과 비교해 20.2%나 늘었다. 그룹 전체 이자이익의 90% 이상이다. 

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을 뜯어보면 지난해 국내 대출차주들의 행보가 드러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빡빡했던 대출규제가 이어지면서 가계는 새로 대출을 받기보다는 대출을 갚는데 집중했다. KB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원화 가계대출금도 166조원으로 2021년 170조1000억원보다 2.4% 줄었다.

반면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보냈던 기업들이 은행대출을 적극 활용하면서 기업대출 취급액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기업대출잔액은 162조6000억원으로 전년 148조6000억원과 비교해 9.4%나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KB국민은행은 대출자산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대출자산 증가 속에 기준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며 취급했던 대출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자이익은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다. 

급증한 이자이익은 다른 부분에서 발생한 순익 감소를 모조리 메우고도 은행의 순익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수수료 손익은 전년대비 7.7% 감소한 1조966억원을 기록했다. 충당금전입액도 2021년 5228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린 1조1211억원이었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KB손해보험만 순익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KB손해보험의 순익은 5577억원으로 전년 3018억원과 비교해 84%나 늘었다.

지난해 순익 증가에는 일회성 수입인 부동산 매각익 1570억원이 반영되긴 했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장사를 잘 한 해였다. KB금융 측은 자동차 손해율, 장기보험손해율 등이 골고루 내려간 효과가 반영되면서 순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지난해 2063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년 5943억원에서 절반 가까이 순익이 줄었다. 주식시장 침체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의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KB국민카드는 2021년 4189억원의 순익을 냈으나 지난해에는 이보다 9.6% 줄어든 3786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카드이용금액이 증가했지만,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해 순익은 뒷걸음질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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