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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한 주담대 둔화세…올해 내내 이어질까

  • 2024.03.04(월) 17:03

5대 은행 2월 주담대 536조…상승세 절반으로 둔화
불확실성 큰 주택시장…주담대 수요 억제 이어질까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 시대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대출금리도 낮아지는 추세지만, 그간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은 올해 중에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하고 있는데다 정부가 주택 관련 정책을 우호적으로 펼치면서도 대출 규제는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이유에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하나, 국민, 신한,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36조49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2조1744억원 상승한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상승세는 확연히 둔화했다. 지난달 이들 은행의 주담대 상승률은 0.4%로 전월 0.8%와 비교해 0.4%포인트 줄었다. 지난해에는 월 평균 1%가량 늘어날 정도였다. 즉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상승세가 둔화한 것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금리 부담이 줄어드는 등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조건은 좋아졌지만 지난해까지 주택담보대출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늘어난 영향에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는 둔화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택 시장이 침체하는 등 주택 가격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6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된 것은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되살리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경우 움츠러 들었던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살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국내 주택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희석 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지난해 말 부터 이어진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인해 민간 분양 시장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우수한 입지의 주택 공급이 제한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요도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지난달 말 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한 것도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스트레스 DSR의 도입으로 인해 새롭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종전보다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건당 대출의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자연스럽게 대출 증가 속도가 더뎌질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24 KB 부동산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높은 금리, 주택 시장 불확실성 지속, 가계 부채 관리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것"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정부가 목표한 수준까지 내려간다면 주택시장 회복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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