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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 올핸 물건너 가나…연임 특별결의 '패싱'

  • 2026.03.05(목) 10:03

4대 금융지주, 임기 만료 23명 중 6명 변경 그쳐
'이너스클' 막는 견제장치…연임 특별결의 안건 없어
사외이사 소위원회 중복…"담당 소위원회 줄여야"

금융지주가 사외이사 교체를 최소화하기로 하면서 당초 금융당국이 기대했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발적 조치'는 한 발 멀어지게 됐다.

애초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는 이재명 대통령의 금융지주 회장 연임 과정에서의 '이너서클' '참호구축' 등 견제장치 없는 CEO 연임 관행을 비판한 데서 출발했다. 일정상 주총 안건 등이 정해진 상황에서 당장에 큰 변화를 불러오진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서둘러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사회 내에서의 사외이사 역할 등을 집중 조명, 견제장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래픽=비즈워치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이달 임기 만료인 사외이사 23명 중 6명을 교체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며 이사회 구성을 문제 삼았던 터라 대폭 교체가 예상됐지만 26%만 바꾸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관련기사: [또! 지배구조]③금융 CEO·사외이사 '이너서클'?…'견제'는 누가(2026.01.23)

KB와 하나금융이 각각 1명, 신한과 우리금융은 각각 2명 교체한다. 대신 사외이사 직업군이 교수 중심에서 법률, 인공지능(AI), 소비자보호, 금융 등으로 다양해졌다. 

지방금융지주도 사외이사 물갈이에 나섰다. BNK금융지주가 임기 만료 예정인 사외이사 6명 중 5명을 교체하기로 했다. 금융지주 통틀어 가장 많다. JB금융지주는 6명 중 2명을 교체할 예정이다. iM금융에서는 4명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데 교체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배구조 개선, 올해 물건너 가나

애초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가동했던 취지를 생각하면 사실상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당국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안건은 사외이사 교체 건에 그칠 전망이다.

정치권과 당국은 회장 연임때 주주권 강화를 위해 특별결의(3분의2 동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제도 공식 도입 전 금융지주들이 회장 연임 안건을 특별결의로 둘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지만 관련한 안건을 올린 곳은 BNK금융지주가 유일하다. 우리금융은 연임이 아닌 3연임의 경우 특별결의로 한다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인 금융당국은 이달 중 개선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시점상 당장 연임 주총결의를 앞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엔 변수가 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시선은 KB금융지주에도 쏠린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까지다. 오는 3월 정기주총선 관련 안건을 두지 않았지만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추후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 지배구조 개선안을 구체화 할 수도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사외이사 소위위원 중복 참여도 지적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교체 이후의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금융지주별로 10명 남짓한 사외이사가 최소 3~4개, 많게는 7개 이상의 소위원회에 중복 참여하고 있는데 이를 3개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소위원회에 3개 정도 들어가는 것이 적합하지만 다 준수되지 않고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가 소위원회를 최대 3개까지만 담당해야 한다는 건 금융당국의 권고사항이라는 설명이다. 여러 소위원회에 참여하면 물리적 한계로 형식적인 심의만 하게 돼 경영진 견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다. 

지난 2023년 금융감독원은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하며 "사외이사 1인의 소관 위원회가 과다한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최대 6개인 반면 글로벌 은행은 1~3개에 그친다"고 꼬집었다.

/2023년 12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갈무리

경영진을 뽑는 회장추천위원회, 임원추천위원회 등에도 중복 참여하는 형태라 이대로 두면 계속해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참호구축을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지주들은 금융당국 권고대로 소위원회 제한을 둘 경우 이사회 구성원을 늘리는 등의 추가 조치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사외이사를 증원하면 비용과 보수가 발생하게 되기 때문에 금융지주 지출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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