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금융권에 생산적 금융에 대한 자체 검증 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금융사별 판단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매년 4분기 백서 또는 연차보고서를 통해 실적을 공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27일 금융위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협의체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KB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BNK금융·JB금융·한국투자금융지주 및 신한투자·우리투자증권, 교보생명·삼성화재 및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담당 임원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에너지 산업 변화에 따른 금융권 역할이 주로 논의됐다. 금융위는 인공지능(AI),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요구로 에너지 산업이 대규모 설비·인프라 중심의 국가 전략산업으로 바뀌고 있다고 내다 봤다. 에너지 산업은 초기 투자비용(CAPEX)이 크고 회수 기간이 긴 만큼, 장기자금과 모험자본, 인프라 금융을 공급하는 금융권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권이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 분야에 총 1242조원을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올해 3월 말까지 92조원이 집행되는 등 생산적 금융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5대 금융지주와 산업·기업은행의 기업대출·투자 잔고는 지난해 6월 말 1782조원에서 올해 3월 말 1877조원으로 95조원(5.3%) 증가했다. 전체 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67.8%에서 68.6%로 0.8%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면서도 권 부위원장은 금융권이 생산적 금융 기준을 직접 마련한 상황에서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막으려면 기준 적정성을 스스로 검증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문가·업계·정부가 함께 생산적 금융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해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는 일선 현장에서 아직까지 생산적 금융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4대 금융지주가 생산적 금융으로 인정하는 업종 수는 신한 291개, 우리 471개, KB 512개, 하나 1097개로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자금 공급이라도 금융사별 기준에 따라 생산적 금융 실적으로 잡힐 수도, 제외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금융위는 매년 4분기 생산적 금융 추진 실적을 담은 백서 또는 연차보고서(Fact Book)를 공개하고, 정부·전문가·시장 참여자·수요자 등 이해관계자의 평가를 받는 체계를 갖추라고 주문했다. 산업 연구 역량 제고와 조직·인력 확충, 성과지표(KPI) 반영 등을 통해 생산적 금융을 금융권 내부에 문화로 정착시키라고도 요청했다.
권 부위원장은 "정부도 국민성장펀드,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 완화 등 규제 개선, 자본시장 육성, 생산적 금융 전반에 대한 검사·제재 면책 등 전방위적 지원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