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들을 위한 보험의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임금체불과 사고, 질병 등에 대비한 보험 가입도 의무화 됐습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번기에 일손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농촌의 특성을 고려해 외국인 근로자를 5~8개월가량 단기 고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농업은 연중 노동력이 필요한 산업이 아닌 만큼 1년 단위 상시고용 방식만으로는 인력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도입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17년 약 1000명에 불과했던 계절근로자는 올해 11만명 수준까지 늘었다고 해요. 농촌의 만성적인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계절근로자가 농번기 일손을 메우는 주요 인력으로 자리 잡은 셈입니다.
임금체불·사고 등 관리 리스크 부각
계절근로자는 고용 형태에 따라 농가형과 공공형으로 나뉩니다. 농가형은 개별 농가가 직접 고용하고 공공형은 지역농협이나 조공법인이 근로자를 고용한 뒤 영농작업반 형태로 여러 농가에 인력을 공급합니다. 농가형 계절근로자는 지난해 기준 약 9만400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공공형은 약 5400명 규모라고 합니다.
문제는 계절근로자가 늘면서 이들이 피해를 입는 등의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개별 농가가 고용하는 농가형의 경우 임금체불이 발생하거나 근로자가 작업 중 다치거나 질병을 앓아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계절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 가입을 의무화했습니다. 임금체불 보증보험과 농업인 안전보험, 상해보험 등 3종 보험을 의무로 가입하게 해 근로자의 기본적인 안전망을 마련한다는 취지입니다. 임금체불 보증보험과 농업인 안전보험은 고용주가, 상해보험은 계절근로자 본인이 가입해야 합니다.
임금체불 보증보험은 근로자가 받아야 할 임금을 고용주가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합니다. 서울보증보험이 취급하며 최대 400만원까지 보장하고 보험료는 고용주가 전액 부담합니다.
농업인 안전보험은 농작업 중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하는 상품입니다. 기존 농업인 안전보험을 계절근로자에게도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한 것으로 보험료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고 나머지는 고용주가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상해보험은 질병이나 상해로 인한 사망과 의료비 등을 보장합니다. 계절근로자 본인이 가입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의료비 부담을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상해보험의 경우 상해사망 3000만원, 질병사망 1500만원, 후유장해 최대 3000만원과 상해·질병 실손의료비 최대 1000만원 등을 보장합니다. 다만 농작업 중 발생한 사고의 경우 농업인 안전보험과 상해보험의 보장 영역이 겹칠 수 있다는 점은 과제입니다. 현재 중복 보장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되고 있다고 해요.
또 보험 의무화가 현장에 완전히 정착된 것은 아닙니다. 내년 2월 14일까지 계도기간이 운영되면서 현장에서는 가입이 진행되고 있으며 계도기간 이후에는 미가입에 따른 제재(최대 500만원 벌금)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지역농협 위험 보장하는 보험도
공공형 계절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자 개인뿐 아니라 이들을 고용·관리하는 지역농협의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도 있습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공공형 계절근로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배상책임과 비용손실 등을 보장하는 종합보험을 출시했습니다.
공공형의 경우 지역농협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기 때문에 농작업 과정에서 근로자가 농장주나 제3자에게 피해를 입히면 지역농협이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위험을 보험으로 보장하는 겁니다.
계절근로자가 예상보다 일찍 귀국하면서 발생하는 비용도 보장 대상입니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의 사유로 조기 귀국하게 될 경우 항공료 등 귀국에 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보험으로 보완하는 것이죠.
기후변화에 따른 비용 손실도 보험의 영역으로 들어왔습니다. 공공형 계절근로자는 지역농협 직원으로 고용되기 때문에 폭우 등으로 작업이 불가능한 날에도 일정 수준의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농협에 휴업에 따른 비용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보험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우 선포일부터 30일 이내 발생한 휴업을 대상으로 최대 21일간 임금손실액의 50%를 보장합니다. 단순한 우천처럼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은 보장에서 제외하고 대규모 재난 상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농촌의 인력난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계절근로자 규모도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을 데려오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까지 중요해진 셈입니다. 그 과정에서 보험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