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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833억 중국법인 사고…책무구조도 1호 나오나

  • 2026.08.25(화) 08:44

지난달 금감원에 보고…피해액 파악 못해
"중국 자체 수사 종결 후 후속절차 가능"
지난해 책무구조도 시행후 금융사고 발생

IBK기업은행 중국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833억원 규모 금융사고가 책무구조도 첫 제재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공시된 금융사고는 대부분 책무구조도 시행 이전에 발생해 적용 대상이 아니었지만, 이번 사고는 제도 시행 이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거론된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발생 기간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6월 29일까지다. 책무구조도는 2025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사고 금액조차 확정 못 해…늑장대응도 도마위

/생성형 AI(미리캔버스)로 제작한 이미지

이번 사고는 기업은행 중국법인이 현지 소비금융사, 온라인 대출 플랫폼과 3자 협약을 맺고 비대면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플랫폼사가 결제 계좌를 변경해 차주들의 상환자금을 유용했고, 은행에는 허위 상환 전문만 발송했다.

전문은 도착했지만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은행 장부에는 미상환으로 남아 연체 처리와 추심이 이어졌고, 차주들은 대출금을 갚고도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사고금액은 기업은행 중국법인의 지난해 순이익(269억원)의 세 배가 넘는다.

기업은행은 지난 6월 24일 현지법인이 정산금 미입금과 민원 증가로 사고를 처음 인지했다고 밝혔다. 유선으로 금감원에 처음 보고한 것은 지난달 1일, 서면보고는 10일이다. 사고 금액은 833억원으로 공시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공시한 833억원도 확정된 피해액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플랫폼과 관련된 전체 금액일 뿐, 실제로 얼마가 유용됐는지는 기업은행과 금감원 모두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공안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은행이 자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돼 있다는게 기업은행 측 설명이다. 국내와 달리 중국은 수사가 종결돼야 민사를 포함한 후속 절차가 가능해 수사를 기다리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금액이 얼마인지 기업은행도 금감원도 확정하지 못한 채 중국 수사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은행 자체 보고서를 받은 뒤 적정성이나 중대성을 파악하는 것 역시 중국 공안 수사가 끝나고 회수와 배상 절차까지 마쳐야 가능한 셈이다.

같은 플랫폼을 통해 대출을 취급한 곳은 기업은행만이 아니었다. 하나은행도 해당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대출을 취급했지만, 이미 신규 취급을 중단하고 잔존채권만 남아있는 상태다. 중국 현지 금융기관 5곳도 지난 3~4월 해당 업체를 협력기관에서 제외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은행은 이상징후를 제때 포착하지 못한채 지난달에야 문제를 인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고 결과와 관계없이 내부통제에 대한 점검은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2024년 12월 시행한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관련 제재 운영지침'은 금융사고에서 임직원의 위법행위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검사 과정에서 평소 관리의무 미이행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대면이든 서면이든 적극적으로 검사하지 않고 종결보고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특히 기업은행 중국법인의 본래 목적인 현지 진출 국내기업 지원이 아닌 다른 업무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 구조가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

책무구조도 처음 적용될까

이번 사고는 금액이 클 뿐 아니라 사고 시점이 책무구조도 시행 이후 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고가 났을 때 책임질 임원을 사전에 문서로 특정해 금융위에 제출하도록 한 제도다. 임원이 자기 책무 범위에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해임요구나 직무정지 등 신분제재가 가능하다.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책임 부서는 해외 법인을 관리하는 글로벌영업지원 조직으로, 본부장은 부행장급이다.

책무구조도 시행 이후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으로 임원이 제재된 사례는 아직 없다. 이번 사고 역시 최종 결과가 나오고,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대성 판단 등까지 고려하면 실제 책임을 가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또 기업은행 책무구조도상 해외 현지법인 관련 책무가 어느 임원에게 배분돼 있는지,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파악되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자체적으로 내부통제 측면에서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대출 및 절차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고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말씀도 드릴 수 없다"며 "책무구조도 제도 적용 여부 역시 검사 관련 사항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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