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은 가입한 보장에 따라 보험금을 한 차례 지급하고 해당 보장이 끝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정해진 한도 안에서 치료를 받을 때마다 보험금을 반복 지급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암 진단비처럼 한 번 보험금을 받으면 해당 특약이 소멸하는 상품이 있는 반면 가입한 한도 안에서 실제 치료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치료비 보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보험금을 받아 줄어든 치료비 보장한도를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가입 당시 수준으로 되돌려주는 상품과 특약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리필 보험'입니다.

받은 만큼 줄어든 한도…10·20년 후 '리셋'
리필형 보험의 핵심은 보험금을 받은 뒤 줄어든 보장한도를 일정 주기가 지나면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치료비 보장한도가 10억원인 상품에 가입해 3억원의 보험금을 받았다면 남은 한도는 7억원으로 줄어듭니다. 이후 상품이나 특약에서 정한 리셋 시점이 도래하면 사용한 금액과 관계없이 다시 가입 당시 수준인 10억원을 기준으로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보험금을 받을 때마다 한도가 즉시 원상복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리셋 시점 전까지는 보험금을 받은 만큼 한도가 줄어든 상태로 유지됩니다.
최근 보험사들이 내놓은 리필형 보장은 리셋 주기가 10년 또는 20년으로 나뉩니다. 흥국화재는 암·뇌·심 관련 수술과 치료비 등을 통합한도로 관리하고 20년 뒤 한도를 복원하는 특약을 내놨습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암·순환계 등 질환별 통합한도를 두고 10년마다 한도를 복원하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교보생명은 치료비 한도를 별도로 설정하고 가입 후 20년이 지나면 사용한 한도를 다시 채우는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다만 같은 리필형이라도 복원 주기뿐 아니라 대상 보장과 한도 관리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보장 수준은 보험금 지급 시점과 금액, 리셋 시점, 보장 항목별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가입 전 세부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채워진다고 무조건 유리한 건 아냐
리필형 보험은 한 번 보험금을 받으면 보장이 끝나거나 남은 한도가 줄어드는 기존 상품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특히 암이나 뇌·심장질환처럼 장기간 치료가 이어질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치료비를 반복해서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다만 한도가 언제 다시 채워지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복원 시점 전에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연령대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60세에 암으로 보험금을 받아 보장한도를 크게 소진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20년 주기의 리필형 보장이라면 새로운 한도가 적용되는 시점은 80세가 됩니다. 그 사이 재발하거나 새로운 질환이 발생하면 기존에 남아 있는 한도 안에서 보험금을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젊은 나이에 가입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보험금을 받고, 새로운 한도가 적용되는 시점까지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다면 리필 구조를 활용할 여지가 커질 수 있습니다.
또 같은 '10억원 보장'이라고 하더라도 10억원을 하나의 통합한도로 사용하는지, 질환 영역별로 각각 한도를 두는지, 연간 지급한도가 별도로 있는지에 따라 실제 보장 수준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리필형 보험은 단순히 '보험금을 써도 나중에 다시 채워준다'는 점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가입자의 나이와 기존 보험 가입 현황, 보장 범위, 한도 규모, 리필 주기와 지급 조건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