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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예금]반등 기대에 엔화 사재기?…달러보다 불리

  • 2026.09.25(금) 12:00

싸진 엔화에 돈 몰리지만…반등 시점은 '안갯속'
엔화보다 활용도 높은 달러…이자수익까지
환율 저점 예측 어려워, 목돈보다 분할 매수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로 내려오자 엔화를 미리 사두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크게 떨어지면서 달러 매수세가 붙었다. 환율이 낮을 때 외화를 사뒀다가 오른 뒤 다시 원화로 바꿔 차익을 얻는 '환테크'(환율+재테크)다.

다만 같은 외화라도 활용도는 달러가 한 수 위다. 엔화도 투자할 곳은 있지만 달러는 선택지가 넓고 금리도 높다. 예금이나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채권 등을 활용하면 환율 반등을 기다리는 동안 이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체 엔화예금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1조1181억엔이다. 지난달 말 1조827억엔보다 354억엔(3.3%) 늘었다. 올해 1월 1조648억엔이었던 잔액은 5월 8796억엔까지 줄었다가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엔화가 다시 주목받는 건 가격이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원/엔 환율은 7월 초 100엔당 930원대에서 지난달 말 850원대까지 떨어졌다. 엔화 반등을 기대할 만한 재료는 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18일 정책금리를 1.0%에서 1.25%로 올리고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방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금리 인상 뒤에도 달러/엔 환율은 장중 158엔대까지 오르며 엔화 약세가 이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금리를 0.25%포인트(p) 올려 미·일 금리차가 여전히 큰 데다, 시장이 BOJ의 추가 인상 속도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미·일 금리차가 충분히 좁혀지지 않으면 엔화가 빠르게 강해지기 어렵다.

주해준 신한PWM서초센터 팀장은 "엔화가 싸다 보니 관련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투자 수요는 달러 쪽이 훨씬 많다"며 "엔화는 국내에서 굴릴 만한 상품이 많지 않은 반면 달러는 예금·채권·상장지수펀드(ETF) 등 선택지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고객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했다.

5대 은행의 전체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785억2277만달러로, 지난달 말보다 21억8277만달러(2.9%) 늘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기 시작한 6월 말 650억4400만달러에서 7월 말 694억3500만달러, 8월 말 763억4000만달러로 늘어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는 환율 반등을 기다리는 동안 투자할 곳도 많다. 은행 외화통장을 통해 달러를 모을 수 있고, 일부 상품은 자동이체나 환전수수료 우대도 제공한다.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엔화가 0%대인 반면 달러는 3%대 후반이다. 증권사 외화RP나 미국 국채·주식, ETF 등 선택지도 다양하다. 엔화도 RP나 ETF 등으로 운용할 수 있지만 달러에 비해 선택지가 적고 금리 매력도 크지 않다.

달러와 엔화가 많이 떨어졌다고 지금을 바닥으로 보긴 이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말 1549.4원에서 이달 초 1350원대까지 내려왔다. 당시 달러를 샀다면 두 달여 만에 10% 넘는 평가손을 본 셈이다. 환율 저점을 맞히기 어려운 만큼 한 번에 목돈을 넣기보다 나눠 사는 게 낫다는 조언이다. 여러 차례 분할 매수하면 환율이 더 떨어져도 손실 위험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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