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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공식 바꼈다…고신용자 0.8%p 뛸 때 저신용자 하락

  • 2026.10.07(수) 08:30

600점 이하 다시 8%대…농협 '월 1~2건' 착시
은행채 0.68%p 뛸 때…고신용 뛰고 저신용은 주춤
저신용 금리 낮추다가 금리 산정체계 흔들릴까

한때 저신용자가 중·저신용자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는 '금리 역전' 현상은 해소됐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도 신용도가 낮을수록 대출금리가 덜 오르는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연초 이후 고신용자 금리는 0.7~0.8%포인트(p) 오른 반면 601~650점 차주는 오히려 0.134%p 낮아졌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밀어붙인 '포용금융' 기조가 올해 은행권 대출금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달 만에 끝난 '금리 역전'…600점 이하 다시 위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신용점수 600점 이하 차주 신용대출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8.418%로 집계됐다. 5월 7.856%까지 내려가 처음 7%대를 기록했지만 6월 8.202%, 7월 8.370%로 오른 뒤 8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저신용자로 구분되는 600점 이하 신용대출 금리 상승에는 농협은행 영향이 컸다. 농협은행 금리는 5월 7.29%에서 8월 9.38%로 2.09%p 뛰었다. 특히 8월에는 한 달 새 1.39%p(7.99→9.38%) 올랐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의 평균금리는 같은 기간 8.47%에서 8.18%로 오히려 0.29%p 낮아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600점 이하 신규 취급이 월 1~2건에 그쳐 어떤 금리 대출이 잡히느냐에 따라 평균금리 변동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수 취급 건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착시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중·저신용자로 분류되는 신용점수 601~650점 구간은 7월 8.188%에서 8월 7.910%로 0.278%p 낮아졌다. 5대 은행 모두 금리가 내렸다. 이에 따라 5월 처음 나타났던 '금리 역전'도 한 달 만에 해소됐다. 당시 600점 이하 평균금리는 7.856%로 601~650점(7.860%)보다 낮았지만 6월부터 다시 높아졌고 8월에는 두 구간의 격차가 0.508%p까지 벌어졌다.

'포용금융'이 바꾼 금리 공식

올해 들어 고신용자는 오르고 중·저신용자는 덜 오르거나 내리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초고신용자(951~1000점)의 평균금리는 7월 4.868%에서 8월 5.066%로 0.198%p 올랐다. 901~950점은 0.222%p, 851~900점은 0.24%p 상승했다. 고신용자 금리가 일제히 오른 것과 달리 일부 중·저신용 구간은 오히려 내렸다. 601~650점은 0.278%p, 651~700점은 0.074%p 하락했다.

연초부터 보면 차이가 더 벌어진다. 1월 대비 8월 금리는 951~1000점이 0.690%p, 901~950점이 0.748%p, 851~900점이 0.818%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기준금리로 쓰이는 은행채(AAA) 6개월물 금리도 1월 말 2.793%에서 8월 말 3.471%로 0.678%p 올랐다. 고신용자 금리는 시장금리만큼 또는 그 이상 올랐다. 반면 651~700점은 0.250%p 오르는 데 그쳤고 601~650점은 0.134%p 낮아졌다.

저신용자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데는 지난해 시작된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저신용자 고금리를 두고 "너무 잔인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5대 지주사 포용금융 실적을 점검하고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놨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 전반에 상승 압력이 커졌지만 중·저신용자에는 포용금융 기조가 더해지면서 신용도별 금리 움직임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A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층은 우대금리나 취약계층 지원이 적용돼 상승폭이 제한되거나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정부와 금융당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포용금융이 역설적으로 신용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당장 은행 건전성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아직 작아서다. 그럼에도 신용위험에 따라 금리를 매기는 전통적인 금리 산정 원리가 흔들리면 차주 간 형평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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