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그룹 대주주 연합의 법적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직 인사의 돌연한 폭로전까지 더해지며 안팎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주주 간 갈등의 틈을 타고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까지 불거지면서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상황이 한층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4자 연합 균열…소송·가압류에 지분 재편까지
지난해 한미그룹 안정을 위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는 4자 연합을 구성하고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지배구조 구상과 그룹 운영 방향을 둘러싸고 이들 사이의 틈이 벌어지며 갈등이 불거졌다.
최근 신 회장 측은 임 부회장이 해당 약정에 따른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법원은 지난달 29일 임 부회장 주식에 대한 100억원 규모의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앞서 송 회장과 임 부회장, 라데팡스 측은 신 회장이 주주 간 약정을 위반했다며 600억원대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시니어케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의사결정 갈등이 발단이 됐으며, 해당 소송은 지난 6월 변론이 종결돼 오는 10월 1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법적 공방과 맞물려 주요 주주들의 지분 이동도 이어지고 있다. 한때 모친·누나 측과 맞섰던 창업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지분 2.5%를 약 821억원에 모녀 측 우호 주주로 분류되는 나우IB에 매각하기로 했다. 임 대표는 앞서 신 회장 측의 지분 인수 제안을 거절한 데 이어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모친 송 회장과 누나 임 부회장 측에 힘을 싣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신 회장은 지난달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측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360만4799주(5.27%)를 약 1727억원에 장외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신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22.88%에서 28.15%로 높아지며, 한양정밀 보유분 6.95%까지 합친 지분은 35.1%에 이르게 된다.
결국 과거 한미그룹 경영권을 두고 대립했던 오너가 내부 구도가 다시 재편되는 동시에, 4자 연합 내부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때 그룹 경영 안정을 위해 공동전선을 구축했던 당사자들이 소송과 가압류에 나서고 지분까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한미그룹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다시 커지고 있다.
전직 인사 돌연 폭로…배경 놓고 '배후설'
이처럼 주요 주주들 사이에서 법적 공방과 지분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와중에 1990년대 한미약품에 몸담았던 김태호 전 큐어세라퓨틱스 대표가 돌연 오너일가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태는 또 다른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한미약품 재직 당시 인연을 맺은 전·현직 직원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전달받았다며 송영숙 회장 일가의 회사 자금 및 자산의 사적 사용과 관련한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이는 현재까지 김 전 대표 측이 제기한 주장으로, 실제 부적정한 자금 집행이나 회사 자산의 사적 사용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한미그룹 측도 관련 자료의 완전성과 외부 유출 경위 등을 문제 삼으며 제기된 의혹을 사실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김 전 대표의 폭로 시점이 신 회장 측의 가압류 신청 인용 직후였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신 회장 측과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하며 '배후설'로까지 이어졌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표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 회장 측과의 사전 공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임종호 전 한미약품 부사장과 지배구조 방향을 논의하던 중 신 회장을 소개받은 적은 있으나 이번 일과 관련해 협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한미약품을 떠난 지 30년 가까이 된 김 전 대표가 돌연 그룹의 미래 전략을 논의하고 폭로에 나선 배경을 두고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한미약품그룹 "전문경영인 체제로 성장 집중"
한미그룹은 밖으로 드러난 여러 갈등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최근 안팎으로 여러 상황이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회사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두 전문경영인의 생각"이라며 "양사는 전문경영인 체제 아래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한미약품은 8년 연속 원외처방 시장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최근 빅파마와 2조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 7216억원, 영업이익 927억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한미그룹 측은 "내부 규정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투명하게 고쳐나가며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