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제약이 3년 전 흡수합병했던 플랫바이오의 신약개발 사업을 다시 떼어내기로 했습니다. 코오롱제약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신약개발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티온엑스바이오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분할 이후 코오롱제약은 의약품 제조·판매에, 신설법인은 신약 연구개발에 각각 집중하는 구조입니다.
앞서 코오롱제약은 2023년 플랫바이오를 흡수합병하며 기존 제약사업에 신약개발 역량을 더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안정적인 의약품 사업을 기반으로 플랫바이오의 항암 신약개발 역량을 결합해 기술이전과 글로벌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향후 상장까지 검토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그런 코오롱제약이 3년 만에 신약개발 사업을 다시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플랫바이오 합병 3년…미진한 사업화 성과
플랫바이오는 김선진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입니다. 췌장암과 난소암 등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었고, 암이 발생한 장기에 직접 종양을 이식하는 동소이식모델을 핵심 기술로 내세웠습니다.
코오롱제약은 플랫바이오의 신약개발 플랫폼과 항암 파이프라인을 기존 제약사업의 성장동력으로 주목했습니다. 2023년 플랫바이오를 흡수합병하면서 안정적인 의약품 사업에 신약개발 역량을 결합하고, 기술이전과 글로벌 공동연구를 확대해 신약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었죠.
하지만 합병 이후 기술이전과 글로벌 공동연구 등에서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신약개발 사업은 코오롱제약의 실적에 기여하지 못한 채 비용 부담으로 남았습니다. 코오롱제약 신약개발부문은 2024년 매출 없이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지난해에도 매출은 1억원에 그친 가운데 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신약개발 사업은 특성상 단기간에 매출이나 이익을 내기 어려운 만큼, 그동안의 실적만으로 사업 성과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신약사업 독립경영…김선진 대표 전면에
오히려 이번 분할은 신약개발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사업 특성에 맞는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신약사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설법인의 수장으로 김선진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플랫바이오가 코오롱제약에 흡수합병된 이후 신약개발부문 각자대표를 맡았으며,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를 지내는 등 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신약개발을 이끌어온 인물입니다. 김 대표는 특히 코오롱그룹 핵심 바이오 자산인 골관절염 치료제 TG-C(옛 인보사)의 안전성 검증과 미국 임상 등을 지원해왔습니다.
이번에도 김 대표가 신설법인을 이끌게 되면서 기존에 추진해온 신약개발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이번 분할로 코오롱제약은 의약품 제조·판매 등 기존 사업에 집중하고, 티온엑스바이오는 신약 연구개발과 파이프라인 개발, 기술이전 등을 전담하는 구조로 재편됩니다.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면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한 연구개발 자금 조달은 물론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등 사업 제휴에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독립된 사업구조 속 기술이전·투자 유치 관건
다만 독립 자체가 사업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코오롱제약 입장에서는 신약개발 사업을 분리해 기존 의약품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티온엑스바이오는 별도 법인으로서 독자적인 연구개발 재원과 성장 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됩니다.
3년 전 플랫바이오를 코오롱제약에 편입해 기존 제약사업과 신약개발 역량을 결합했다면, 이제는 신약사업을 별도 법인에서 독립적으로 키우는 방식으로 전략이 바뀐 셈입니다.
합병 당시 목표로 제시했던 기술이전과 글로벌 공동연구가 아직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은 만큼, 독립 이후에는 외부 투자를 유치해 연구개발 재원을 확보하고 보유 파이프라인의 사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티온엑스바이오가 독립된 사업구조에서 실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이번 분할의 성패를 가를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