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미국에서 개발 중인 차세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의 불법 복제 제품이 유통되는 사례가 확산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섰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릴리는 불법 레타트루타이드 제품을 제조·판매한 혐의로 미국 내 조제 약국(compounding pharmacies), 메디컬 스파, 온라인 판매업체 등 6개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업체는 캘리포니아주의 에스테틱 엔비 코스메틱 센터스(Aesthetic Envy Cosmetic Centers)와 텍사스주의 아스트라(Astra), 스트라이커(Striker), 론스타 펩타이드(Lone Star Peptide), 레전더리 펩타이드(Legendary Peptides), 텍사스 펩타이드(Texas Peptides) 등이다.
이들 업체는 레타트루타이드 성분을 사용한 제품을 '연구용(research-use only)'으로 표시하면서도 실제로는 사람에게 투여할 목적으로 판매했다는 게 릴리측 주장이다.
마운자로 후속 비만약…허가 전 불법 유통 확산
레타트루타이드는 릴리가 개발 중인 차세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릴리의 마운자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과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자극 펩타이드(GIP)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제(dual agonist)'다.
레타트루타이드는 여기에 글루카곤 수용체까지 더해 GLP-1, GIP, 글루카곤 등 3개 호르몬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삼중 작용제(triple agonist)'로, 이같은 특성 때문에 '트리플-G(triple-G)'로도 불린다.
마운자로보다 확장된 작용 기전을 바탕으로 차세대 비만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3상 임상시험에서 최대 29%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는 등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릴리는 내년 초 레타트루타이드의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정식 허가까지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아 있지만,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허가 전부터 불법 유통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릴리에 따르면 100개국 이상에서 레타트루타이드 판매를 내세운 웹사이트와 광고, 소셜미디어 게시물, 상품 목록 등 1만4000건 이상을 확인했다. 또 이번 소송과 별개로 불법 시장에 관여한 200개 이상의 업체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법무부, 각 주 검찰총장실, 사법기관, 전문직 면허기관 등에 신고했다.
비만약 불법 유통 확산…미승인 제품 안전성 논란
릴리가 비만치료제 관련 불법 제품 판매업체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릴리는 2023년 마운자로의 조제 제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한 혐의로 미국 5개 주에서 8개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허위 광고를 이유로 6개 업체를 추가로 제소하는 등 대응을 확대해왔다.
이번에는 아직 허가조차 받지 않은 후속 비만치료제 후보물질까지 불법 유통 대상에 오르면서 릴리의 대응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문제는 이들 제품이 정식 의약품과 같은 수준의 품질·안전성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연구용'이라고 표시한 뒤 실제로는 인체 투여를 목적으로 판매하는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미승인 제품의 불법 유통을 차단하고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규제당국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릴리의 최고의료책임자(CMO)인 데이비드 헤이먼(David Hayman) 박사는 성명을 통해 "암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만큼 의약품으로 볼 수 없다"며 "이처럼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인체에 사용하는 것은 건강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