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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신약]①도전·시행착오 27년…생산액 7000억 넘기까지

  • 2026.08.26(수) 07:30

허가 이후 시장 생존 경쟁…시장 안착 희비
R&D 역량 축적…글로벌 경쟁력 확보 과제

국산 신약은 1호 신약에서 출발해 43호 신약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영역을 넓혀왔다. 최근 상업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모든 신약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국산 신약의 성장 과정과 주요 성공·실패 사례를 통해 향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과제와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과거 제네릭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국내 제약산업에서 신약이 등장한 것은 2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SK케미칼이 개발한 국내 최초 신약인 항암제 '선플라주'가 국산 신약 개발의 시대를 열었다.

이후 국산 신약은 개발 경험을 쌓는 데서 나아가 기술과 개발 분야를 넓히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성장의 폭을 키워왔다. 그 과정을 시기별로 보면 개발 역량이 어떻게 확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초기인 1999~2007년에는 제네릭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축적한 화학합성·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합성 화합물 개발이 주를 이뤘다. 2008~2013년에는 특정 암세포의 표적을 겨냥하는 표적항암제 개발이 본격화됐고 기술수출도 이어지면서 해외 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2014~2018년에는 고부가가치 신약 개발과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이 잇따르면서 연구개발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2019년 이후에는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이 확대되면서 세포·유전자치료제와 방사성의약품 등으로 개발 분야가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 무대를 대상으로 상업화에 성공한 K-신약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연간 생산액 7000억원 돌파…27년간 43호 탄생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제네릭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신약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면서 외형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국산 신약 생산액은 2021년 4974억원에서 2022년 5405억원, 2023년 5632억원으로 증가했다.

2022~2023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증가율이 각각 8.7%, 4.2%에 그치며 성장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2024년에는 6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늘었고 2025년에도 7385억원을 기록하며 13.9%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국산 신약 생산액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보건당국으로부터 국산 신약이라는 이름으로 허가를 받는 것은 오랜 연구개발 끝에 얻는 중요한 성과인 만큼, 이를 신약 개발의 성공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약 허가는 개발의 종착점이 아니라, 허가 이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또 다른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국산 신약 시장은 품목 수와 생산액을 늘리며 성장하고 있지만, 허가 이후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국산 1호 신약인 선플라주는 차세대 항암제의 등장으로 경쟁에서 밀려나 허가 약 10년 뒤인 2009년 생산이 중단됐고, 이후 2022년 품목허가 유효기간 만료로 허가가 취소됐다. 국산 신약 24호와 25호인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정과 시벡스트로주는 국내 시장의 낮은 약가에 따른 수익성 문제로 자진 철수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는 국내 최초 세포유전자치료제 신약으로 주목받으며 허가를 받았지만, 미국 진출을 위한 임상 과정에서 주성분이 허가 내용과 다르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결국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신약 허가 이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과를 이어가는 것이 또 다른 과제임을 보여준다.

도전과 시행착오, R&D 역량 축적

이 같은 시행착오에도 국산 신약은 27년 동안 품목 수와 생산 규모를 키우며 국내 제약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신약 개발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기업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거치며 연구개발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과거의 시행착오가 새로운 도전의 밑거름이 되면서 국산 신약의 개발 역량도 한 단계씩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늘어난 신약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으며 성과를 만들어내느냐에 있다.

전문가들은 허가를 넘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국산 신약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꼽고 있다.

김진선 국가신약개발재단 대외협력팀장은 "국내 기업들의 신약개발 역량은 빠르게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축적해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치료제가 충분하지 않은 질환과 글로벌 경쟁 환경을 고려한 차별화된 개발전략을 바탕으로 임상·규제·사업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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