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최대 1조1000억원을 투입해 후기 임상 단계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한다. 자체 개발 신약 엑스코프리로 확보한 현금과 미국 직판 역량을 가장 잘 아는 중추신경계(CNS) 분야에 재투자해 두 번째 블록버스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SK바이오팜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 바이오헤븐 바이오사이언스(Biohaven Bioscience Ireland Limited)의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을 7억9500만 달러(약 1조995억원)에 도입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엑스코프리는 이미 뇌전증 시장에서 블록버스터로 인정 받아가고 있다"면서 "이번 오파칼림 도입을 통해 두 번재 블록버스터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오파칼림(Opakalim·BHV-7000)을 비롯한 Kv7 칼륨채널 활성화제 화합물과 신약 발굴 플랫폼의 세계 독점권을 확보했다. 오파칼림은 현재 임상 2/3상이 진행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계약 규모는 최대 7억9500만달러(원화 1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의 연결 매출 7067억원의 1.5배에 이르는 규모다. 계약금만 4억달러(원화 5532억원)에 이른다.
오파칼림은 엑스코프리와 다른 기전으로 초점발작 시장을 겨냥하는 차세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이다.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을 기존 뇌전증 제품군에 추가해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장기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장은 대규모 투자 배경으로 엑스코프리가 구축한 현금창출력을 꼽았다.
그는 "3년 전 간담회에서 우선 돈을 벌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지난 3년은 확신을 가지고 수익을 내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1900억원을 기록하며 신약 개발과 후속 투자를 병행할 기반을 마련했다.
오파칼림은 엑스코프리를 판매하고 있는 미국 직판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제약사에 판매를 맡길 경우 수익이 제한되지만 직접 판매하면 신약의 경제적 가치를 온전히 확보하고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에 대한 경험도 축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후기 임상 자산 도입이 초기 파이프라인의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질 질환에서 중추신경계(CNS) 신약으로의 확장 뿐 아니라,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와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 새로운 모달리티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 자체 연구개발과 후기 임상 자산 도입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이 사장은 "오파칼림은 뇌전증 사업을 앞으로 10년 이상 확대할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이라며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는 두 개의 블록버스터를 보유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파칼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새로운 모달리티를 함께 갖춘 빅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