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에피스홀딩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 역량과 국내 제약사의 질환별 영업·마케팅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제품의 상업화 영역을 넓히며 국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과·항암·골다공증 등 일부 분야에서는 해당 질환에 강점을 가진 제약사와 손잡고 의료진 네트워크와 전문 영업망을 활용하는 등 제품 특성에 따라 판매 전략을 달리하면서다.
1일 삼성에피스홀딩스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국내 매출은 2024년 646억원에서 2025년 78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50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매출의 65%를 달성했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국내 매출 역시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에 출시한 바이오시밀러는 총 10개 성분, 11개 제품이다. 이 가운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에톨로체·레마로체·아달로체·에피즈텍 4종과 희귀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 등 총 5개 제품은 자체 영업망을 통해 직접 판매하고 있다. 반면 안과·항암·골다공증 등 일부 분야에서는 해당 질환에 강점을 가진 국내 제약사를 통해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질환별 전문 영업망 갖춘 국내사와 맞손
먼저 안과 분야에서는 국내 안과 전문 제약사인 삼일제약과 협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2년 삼일제약과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인 아멜리부의 국내 판매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안과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삼일제약은 안구건조증과 녹내장, 결막염 등 다양한 안과질환 치료제 라인업을 보유한 국내 대표 안과 전문 제약사다. 삼일제약은 안과 분야에서 구축한 의료진 네트워크와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를 맡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공급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항암 분야에서는 보령과의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양사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인 온베브지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삼페넷을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인 엑스브릭까지 파트너십 제품군에 추가했다.
보령은 탁솔·젬자·젤로다·탁소텔 등 다양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일라이 릴리로부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의 국내 판권과 허가권을 인수하는 등 항암제 사업을 지속 확대해 왔다. 이 같은 항암 분야 영업·마케팅 경험이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확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에서는 한미약품과 손잡고 있다. 양사는 여성 골다공증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인 오보덴스를 지난해 7월 국내 시장에 출시, 공동 마케팅 및 영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대표 골다공증 치료제인 라본디를 통해 해당 시장에서 영업 경험을 쌓아왔다. 라본디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연속 국내 골다공증 경구제 시장 원외처방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글로벌사부터 국내사까지…영업·마케팅 협업 확산
이 같은 국내 제약사와의 협업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제품을 출시, 판매할 때 활용해온 영업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과 '트라젠타',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 길리어드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와 '베믈리디' 등은 국내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에자이 역시 종근당과 2018년부터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 공동판매를 진행하는 등 국내 영업망을 활용해왔으며, 노보 노디스크는 2024년 위고비를 국내에 출시한 이후 직접 영업·마케팅을 맡아왔지만,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9월 종근당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 영업에 나섰다. 종근당은 알보젠코리아의 비만치료제 '큐시미아' 판매·유통을 맡은 경험이 있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축적한 영업 경험을 갖추고 있다.
최근들어 국내 제약사 간에도 영업·마케팅 협력이 활발해지면서 서로의 영업망과 질환별 전문성을 결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LG화학은 대웅제약과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의 공동 영업·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HK이노엔은 보령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과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공동 영업·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의약품의 제조·생산부터 영업·마케팅, 판매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각사가 강점을 가진 영역에 집중하고 부족한 부분은 다른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보완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가 모든 질환을 자체 영업망만으로 공략하기보다 해당 분야에 강점을 가진 제약사와 협력하면 기존 영업망과 의료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며 "국내 전통 제약사 입장에서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에 대한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관련 역량을 갖춘 기업과 협력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기존 영업망을 활용해 새로운 매출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