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약품과 지엘팜텍이 공동 개발한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국내에서 개발된 44번째 신약이자 안구건조증 치료제로는 처음이다.
올 들어 세 번째 국산 신약이 허가된 가운데 하반기 한미약품과 셀비온의 신약까지 허가를 받으면 올 한해 동안 '국산 신약' 타이틀을 거머쥔 약은 5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2015년 이후 11년 만에 연간 최다 기록이다.
동아에스티서 기술 도입…제제 개선부터 임상까지
10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일 아주약품의 '라티카점안액5%(성분명 레코플라본수화물)'를 국산 신약 44호로 허가했다. 라티카점안액은 성인 안구건조증 환자의 안구 표면에서 점액 분비를 촉진해 각결막 상피 장애를 개선하는 치료제다. 각결막 상피 장애는 안구건조증, 외상, 염증 등으로 인해 각막(검은자)과 결막(흰자)의 가장 겉면인 상피 세포가 손상되거나 벗겨지는 질환이다.
라티카점안액의 개발은 지엘팜텍이 동아에스티로부터 후보물질을 들여오면서 본격화됐다. 지엘팜텍은 2017년 11월 동아에스티로부터 레코플라본을 기술 도입했다. 이후 안구 내 약물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제제 개선 연구를 진행했고, 관련 조성물 특허를 확보했다. 이후 아주약품과 공동으로 임상 개발을 이어갔다.
개발 과정에서는 지엘팜텍이 후보물질을 넘겨받은 이후 비임상시험과 임상 1·2상을 진행하며 약물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했다. 이후 아주약품과 공동으로 임상 3상에 들어갔고, 지난해 4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3상에서는 12주간 투여한 뒤 각막 표면의 손상 정도를 확인하는 각막염색검사 점수가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결막염색검사와 안구불편감 점수(ODS), 안구표면질환 점수(OSDI) 등에서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약효를 실제 눈 표면에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는지도 개발의 주요 과제였다. 지엘팜텍은 레코플라본을 도입한 뒤 제제를 개선해 안구 내 약물 흡수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했고, 관련 조성물 특허도 확보했다. 이후 비임상시험과 임상 1·2상은 물론 임상 3상과 허가 절차를 아주약품과 함께 진행했다.
이번 사례는 대형 제약사가 아닌 중소·중견 제약기업들이 각자의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협력해 후보물질 도입부터 제제 개선, 임상 개발과 허가까지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첫 안구건조증 신약…치료 선택지 확대
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 감소나 눈물 성분 변화 등으로 안구 표면이 건조해지면서 염증이나 이물감, 시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기존에는 인공눈물을 비롯해 염증을 조절하거나 눈물막을 안정화하는 치료제 등이 사용돼 왔다.
레코플라본은 부족한 눈물을 직접 보충하는 인공눈물과 달리 눈물과 점액질 분비를 촉진하고 손상된 안구 표면의 회복을 돕는 방식으로, 안구건조증 치료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도 이번 허가를 통해 안구건조증 환자에게 보다 폭넓은 치료제 선택 기회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라티카점안액의 허가까지는 약 9년이 걸렸다. 지난해 11월 허가 신청 이후 약 10개월 만에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지엘팜텍이 레코플라본을 기술 도입한 2017년 11월을 기준으로 하면 약 9년에 걸친 개발 끝에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셈이다.
올해 국산 신약 3개…하반기 2개 추가되면 '5개'
라티카점안액을 포함해 올해 허가받은 국산 신약은 3개로 늘었다. 앞서 4월에는 큐로셀의 CAR-T 치료제 '림카토주'가 42호, 퓨쳐켐의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프로스타뷰주사액'이 43호로 각각 허가됐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한미약품과 셀비온의 신약 허가 여부가 남아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12월 품목허가를 신청해 라티카점안액의 허가 신청 시점과 불과 한 달가량 차이가 난다.
한미약품은 12월17일 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돼 올해 하반기 허가 및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셀비온은 12월30일 전립선암 치료제 '포큐보타이드(Lu-177-DGUL)'의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국내 첫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신약으로 주목받는 후보로, 올해 하반기 허가 가능성이 거론된다.
두 품목이 모두 허가될 경우 올해 국내 개발 신약은 총 5개가 된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연간 허가 건수다. 국산 신약은 1999년 SK케미칼의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꾸준히 등장했지만, 연간 허가 품목 수는 대체로 1~2개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다 2015년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셀렉스', 동화약품의 '자보란테' 등을 포함해 총 5개 품목이 허가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고 이 기록은 11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2개 신약이 허가된 데 이어 9월 라티카점안액까지 추가되면서 지난해 연간 허가 건수인 3개와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여기에 에페글레나타이드와 포큐보타이드까지 허가될 경우 2015년과 같은 연간 5개 허가를 기록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신약 개발이 활기를 띄면서 11년 전 역대 최다 기록을 다시 따라잡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과거에는 특정 분야에 국한됐던 신약 개발이 비만·방사성의약품·안과 등으로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