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국내 증시에서 최대인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회사는 차입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하려 했다가 증자로 방향을 바꾼 것이라 주주들의 이목이 모일 수 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상증자 추진을 바라보는 시장과 주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조원 규모 유상증자' 발표 사흘 이후인 지난달 28일 주주 대상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다. 4년만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인데다 원래 자금 조달 계획인 '보유 자금+차입'에서 유증으로 방향을 바꾼 것인만큼 주주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자금 조달의 필요성과 사용처를 주로 설명했으나 각 투자가 언제부터 얼마의 수익을 낼지에 관한 구체적인 전망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유상증자 방식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인만큼 주주들에게 예상 성과를 어느 정도 판단할 정보를 제공해야하지 않느냐란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유상증자, 성과 판단 설명 부족"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11일 제출한 정정 예비투자설명서에는 투자 항목별 지출 규모가 담겼다. 회사는 △폴리펩타이드 인수 2조7100억원 △6·7공장 증설 3조6600억원 △제3바이오캠퍼스 조성 7조원 △미국 생산시설 확대 6900억원 △기타 투자 1조3400억원 등 총 15조4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반면 각 투자의 예상 수익과 투자금 회수기간은 별도의 수치로 제시하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면 조달한 자금으로 얼마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밝혀야 한다"며 "투자수익률(ROI) 등 주주가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설명이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회사는 공장 증설의 근거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성장 전망을 제시했다. 예비투자설명서에는 시장조사기관을 인용해 시장 규모가 2026년 284억달러에서 2029년 439억달러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담았다. 다만 산업 전체의 성장 전망만으로는 새 공장의 예상 수주 규모나 투자금 회수 시점을 판단하기 어렵다.
5공장 수주부터 PPG 수익성까지
후속 증설의 성과를 가늠하려면 기존 시설의 수주와 가동 현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 가동을 시작한 5공장의 수주 현황은 6·7공장과 제3바이오캠퍼스 투자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지표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5공장과 미국 공장의 수주·가동률, 항체약물접합체(ADC) 위탁개발생산 사업의 수주·가동률, 6공장의 구체적인 착공 시기가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 때문에 투자 계획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시장의 이해도와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자 자금의 대부분이 투입되는 폴리펩타이드의 수익성도 변수다. 예비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폴리펩타이드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순이익 155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했지만 순이익률은 3.7%였다.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 순이익률은 34.9%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투자설명서에서 인수 후 연결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폴리펩타이드에 추가 설비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구체적인 금액과 집행 시기는 인수 완료 후 정하기로 했다. 폴리펩타이드의 수익성 개선 시점과 실적 기여 규모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공장 증설과 기업 인수 모두 지출 규모에 비해 예상 성과를 판단할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돈을 조달해 어디에 투자하고 얼마의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며 "그 근거 없이 주주에게 추가 출자를 요청한 것은 주주 몫에 대한 고려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