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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워치]미워도 다시 한번…사노피, 리제네논과 맞손

  • 2026.10.04(일) 10:00

리제네론과 면역질환 후보물질 개발·상업화
듀피젠트 후속 동력 확보…3종 전임상 단계

단일 품목으로 연간 20조원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듀피젠트 사업을 둘러싸고 소송까지 벌였던 사노피와 리제네론이 다시 손을 맞잡았다. 듀피젠트의 미국 물질특허 만료 시점인 2031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넥스트 듀피젠트'를 발굴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사노피는 리제네론의 장기 지속형 항체 후보물질 4종을 공동 개발·상업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불금은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이며 개발·허가·상업화 성과에 따라 최대 70억달러를 추가 지급한다. 전체 계약규모는 최대 80억달러(약 10조8000억원)다.

이번 협력으로 리제네론은 연구개발을, 사노피가 글로벌 상업화를 주도한다. 양사는 신규 후보물질의 개발·상업화 비용과 향후 이익을 절반씩 나누기로 했다.

사노피 매출 절반 책임지는 듀피젠트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는 아토피피부염과 천식 등 여러 염증성 질환에 사용하는 항체 치료제다.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의 신호 전달을 차단한다. 피부와 호흡기 등에서 공통으로 작용하는 염증 경로를 겨냥해 치료 대상 질환을 넓혀왔다.

지난해 듀피젠트의 글로벌 매출은 178억달러(약 24조300억원)에 달한다. 올해 2분기에만 52억유로(약 7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사노피 전체 매출 115억9700만유로(약 17조3955억원)의 약 45%에 해당한다. 한 제품이 회사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는 셈이다.

하지만 사노피는 듀피젠트의 뒤를 이을 신약 개발에서 차질을 겪고 있었다.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는 아토피피부염 후보물질 '암리텔리맙'의 글로벌 허가 신청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고, '이테페키맙'과 '발리나투닙'의 임상 개발도 중단되면서 '넥스트 듀피젠트'를 발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사노피와 리제네논의 이번 계약은 사노피가 핵심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후속 개발마저 순탄하지 않자, 듀피젠트로 성과를 낸 파트너를 다시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4종 중 임상 진입은 1종…초기부터 거액 투자

독특한 점은 이번 계약에 포함된 후보물질 4종 가운데 임상에 진입한 것은 'REGN20423' 1종뿐이란 점이다. 나머지 3종은 아직 전임상 단계지만 계약금으로만 전체 계약은 80억달러의 10%이상인 10억달러를 투입한 것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REGN20423'은 IL-13을 표적으로 하는 장기 지속형 단일클론항체로, 현재 아토피피부염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후보물질은 IL-4와 IL-13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와 IL-4, IL-4 수용체 알파를 각각 표적으로 하는 항체다. 이들 3종은 전임상 단계로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송 갈등 봉합…후속 신약으로 협력 확대

양사는 듀피젠트의 성공을 함께 만들었지만 사업 운영 과정에서는 갈등을 빚어 왔다. 미국 제약 전문지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리제네론은 지난 2024년 사노피가 듀피젠트 상업화와 관련한 일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협력 계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관계 회복의 움직임이 공개된 것은 지난 7월이다. 양사는 새로운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당시 벨렌 가리호 사노피 최고경영자(CEO)는 리제네론과의 신뢰 회복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이후 양사는 이번 계약 발표와 함께 기존 협력 관련 소송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듀피젠트의 기존 이익 배분 계약은 유지하면서 신규 후보물질로 협력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번 계약으로 사노피는 리제네론의 항체 개발 역량을 통해 후속 신약 확보 기회를 넓히고, 리제네론은 사노피의 자금과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듀피젠트 사업에서 불거진 갈등을 뒤로하고 신약개발을 위해 다시 협력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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