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각사가 보유한 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은 물론 환자 데이터와 의료현장 네트워크, 고객 기반 등을 결합해 신약개발과 진단, 임상시험 등 기존 사업의 외연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듀켐바이오, 라디오디앤 합병…방사성의약품 속도
차세대 암 진단 및 치료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는 듀켐바이오는 지난 2일 방사성의약품 및 핵의학 영상기술 연구개발 기업 라디오디앤에스랩스의 흡수합병을 완료했다. 라디오디앤에스랩스는 2024년 4월 설립된 기업으로, 듀켐바이오는 같은 해 지분 전량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이번 합병으로 듀켐바이오는 라디오디앤에스랩스가 보유한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과 영상 기술을 기존 생산·허가 역량과 통합할 수 있게 됐다. 양사가 공동으로 추진해온 치료용 방사성의약품(RPT)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듀켐바이오는 이를 바탕으로 후보물질 발굴부터 개발, 생산, 허가까지 이어지는 방사성의약품 전 주기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RPT 신약 포트폴리오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온코크로스·싸이토젠·젠큐릭스 등 합병 잇따라
합병을 통한 역량 내재화는 다른 바이오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온코크로스는 지난 7월 고려대 의료기술지주 자회사인 암 정밀의료 플랫폼 기업 온코마스터와의 합병을 완료했다. 온코크로스는 온코마스터가 약 10년간 축적한 실제 암 환자의 임상 코호트 및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해 자체 AI 신약개발 플랫폼 '랩터 2.0(RAPTOR AI 2.0)'에 활용할 계획이다.
싸이토젠도 지난 1일 100% 자회사인 지놈케어를 흡수합병했다. 혈액 내 순환종양세포(CTC)를 살아있는 상태로 분리·추출하는 액체생검 기술을 보유한 싸이토젠은 전 유전체 검사 사업을 담당해온 지놈케어를 내재화해 정밀의료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또 액체생검과 디지털 유전자 증폭(ddPCR) 기술을 바탕으로 암 조기진단, 예후진단, 동반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젠큐릭스는 지난 9월 유전체 진단 스타트업 제노픽스와 전략적 합병을 완료했다. 제노픽스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주요 의대 교수진 등 의료계·임상현장 네트워크를 기존 R&D와 영업 인프라에 결합해 진단제품의 임상 검증과 의료기관 안착 등을 추진한다.
이밖에 의약품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바이오인프라는 내달 17일 100% 자회사인 유앤인프라를 흡수합병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유전독성 불순물 분석시험 사업을 기존 사업에 통합하고 유앤인프라가 보유한 80개 위탁계약과 40개 고정 거래처를 활용해 고객 기반 확대와 크로스셀링에 나설 예정이다.
합병 통해 신약 개발·임상·진단 등 사업 강화
이들 기업의 합병은 신약 개발 기술과 환자 데이터, 진단기술과 유전체 분석, 의료현장 네트워크 등 각사가 필요한 자원을 기존 사업에 결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단순히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자원을 확보해 기존 사업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신약개발과 진단사업은 기술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임상 검증과 허가, 생산, 의료기관 안착, 고객 확보 등 사업화 과정에서 다양한 역량이 요구되는 만큼 합병을 통해 이를 한데 묶으면 의사결정과 사업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서로 다른 기술과 조직을 하나의 사업 체계로 연결하는 과정은 과제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기업들이 기존에 보유한 기술이나 사업에 새로운 기술과 데이터, 임상 역량 등을 결합해 사업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합병을 활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합병으로 확보한 역량을 실제 사업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해 제품 개발 등 사업적 성과로 이어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