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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상사, 팬데믹 타격 속 다진 재무 '맷집'

  • 2020.07.23(목) 10:01

[어닝 20‧2Q]자원·인프라 부진..영업익 40%↓
자산 매각해 실탄 확보.."신사업 추진 역점"

LG상사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내놨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글로벌 교역망이 마비되고 석탄 시황까지 악화하면서 주력 사업인 자원과 인프라 부문이 모두 흔들렸다. 판토스의 물류 부문 강세는 이어졌지만, 다른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LG상사는 지난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조3073억원, 영업이익 302억원의 실적이 잠정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증권사들의 예상치 평균인 매출액 2조4506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1.8%, 영업이익은 39.5%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3%로, 0.6%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1분기에 비해서도 실적이 악화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5.8%, 39.8% 감소했다.

코로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국가 간 교역이 줄면서 주력 사업인 '산업재 트레이딩 부문'이 직격탄을 맞았다. 트레이딩(무역) 부문 영업손실 규모만 50억원으로 전년(103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 부문 매출부터 작년 2분기 1조원이었던 게 9001억원으로 줄었다.

석탄과 팜 오일의 트레이딩 물량이 증가하면서 자원 부문 매출은 작년 2분기 2636억원에서 올해 2분기 3208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석탄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8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연결 대상 자회사 판토스가 담당하는 물류 부문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항공과 W&D(보관 및 배송) 물동량 증가로 매출액은 1년 전에 비해 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 늘어났다.

전체적인 실적 부진 속에서도 재무상태는 나아졌다. LG상사의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0%로 작년 말 215%에서 15%포인트 하락했다. 차입금 비율 또한 81%로 같은 기간 4%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순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57%에서 48%로 9%포인트 호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판토스 인수 이후 LG상사가 꾸준히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LG상사는 작년 말 LG트윈타워 보유 지분을 ㈜LG에 매각한 데 이어 2월에는 베이징 LG트윈타워 지분 100%를 소유한 법인인 LG홀딩스 지분 25%를 싱가포르투자청에 매각했다. 또 1월에는 중국 광저우의 냉연강판 가공 공장(코일센터)을 226억원에 처분했고, 3월엔 미얀마 시멘트 제조 공장 지분 51%(약 454억원에 취득) 전량을 매각했다.

이를 통해 LG상사가 손에 쥔 현금은 약 5600억원 수준이다. 그 결과 작년 말 4236억원이었던 LG상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분기 말 7720억원으로 반년 사이 46% 늘어났다.

LG상사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신규 사업 추진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2차 전지의 핵심 소재인 니켈 사업과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다양한 사업 플랫폼·솔루션 사업 진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보건 및 위생 분야 헬스케어 사업과 스타트업 투자, 중소벤처기업과의 협력 등도 모색 중이다.

LG상사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교역 위축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 속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팜 사업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자산 효율화와 건전성 제고를 지속 추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 진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물류 사업은 글로벌 고객을 적극 유치하고, W&D 사업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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