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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승계 핵심 '한화에너지' 실적은 왜?

  • 2021.09.06(월) 12:20

[워치전망대]
한화에너지, 2분기 영업손실 405억원
텍사스 이상 한파에 리테일 사업 타격
한화종합화학 상장 후 지배구조 변동 주목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관련기사: ①우주로 뻗어가는 한화, 실적도 쑥(9월6일)에서 계속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올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한화그룹 소속이지만 지배구조 상 ㈜한화에 소속되지 않은 한화에너지의 분위기는 다소 달랐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장남 김동관 50%, 차남 김동원 25%, 삼남 김동선 25%)이 지분 모두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의 자회사다. 김승연 회장이 22.65%의 지분을 지닌 ㈜한화와는 동떨어진 구조다.

한화에너지는 올 상반기 1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2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 405억원의 손실을 낸 결과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날씨'다. 한화에너지는 미국 텍사스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일반 고객들에게 공급하는 전력소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월 중순경 미국 텍사스 지역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한파 사태로 전력 수급이 악화하면서, 리테일 사업에서 대규모 비용이 발생했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이상 한파 때문에 손실이 반영됐지만 손실 추정액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너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추정한 손실액은 약 1억달러 수준이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한화에너지의 해외 태양광사업의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프랑스 토털(Total)사와 조인트벤처(JV) 설립으로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발생했지만, 대규모 비용 발생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투자가 늘면서 차입금 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도 부담스러워 보인다. 한화에너지의 올해 6월말 기준 총차입금은 2조8600억원대에 달한다. 2017년 총차입금이 1조원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3배 가까이로 늘어난 셈이다. 부채비율도 작년 6월 199%에서 올해 221.4%대로 치솟았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재무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매각을 통해 재무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합병 결정에 따라 한화에너지가 승계의 중심으로 올라서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너지와 에이치솔루션은 지난달 11일 한화에너지가 에이치솔루션의 자산 및 부채를 모두 승계하는 흡수합병을 결의하고 공시했다.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을 자회사인 한화에너지가 인수하는 '역합병'이다. 두 회사 간 합병기일은 10월1일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에이치솔루션과 ㈜한화가 합병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에이치솔루션은 상장사도 아닌 데다, 주력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한화와의 기업가치 차이가 컸다.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는 한 단계 단순해진다. 기존에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에너지를 보유하고,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을, 다시 한화종합화학이 한화토탈을 지배하는 4단계 구조였다. 합병 이후에는 에이치솔루션이 빠지면서 3단계가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역합병으로 한화그룹의 지배구조가 단순화될 뿐만 아니라 한화에너지의 재무 안정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승계가 바로 이뤄지기보다는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를 높여 승계 준비 작업을 더 단단히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합병 이후에는 현재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9.16%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 최대주주인 3형제의 지분 가치가 늘어나게 된다.

최근 인사에서 한화종합화학 신임 대표이사로 김희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를 내정한 것도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태양광 사업에서 오래 호흡을 맞췄던 인물이다. ▷관련기사: 한화가 한 달 빨리 사장단 인사 단행한 이유(8월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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