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이 약 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에 나서며 고부가가치 해저케이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충남 당진에 HVDC(초고압 직류송전)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새로 짓고 설계부터 시공까지 가능한 턴키(turn-key)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해상풍력과 슈퍼그리드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신용등급 상향에 이어 실제 투자를 집행하면서 실행력으로 성장 의지 입증에 나섰다.
HVDC 해저케이블 전용 생산라인 구축
대한전선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충남 당진 아산국가산단 내 해저케이블 2공장(해저2공장) 1단계 건설에 4972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연내 착공에 들어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새 공장은 640kV급 HVDC 해저케이블과 400kV급 HVAC(초고압 교류) 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전용 설비로, 초고압 생산의 핵심인 VCV(수직연속압출) 시스템도 도입된다.
해저2공장은 기존 해저1공장과 맞닿은 약 21만5000㎡ 부지에 조성된다. 생산능력은 1공장의 약 5배 규모다. 케이블공장·솔루션공장·해저1·2공장을 모두 당진에 집적해 생산과 운영의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향후 수요 증가에 따라 2단계 증설도 전략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국내 유일의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 '팔로스(PALOS)'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2공장 신설을 통해 설계-생산-운송-시공-유지보수까지 해저케이블 전체 밸류체인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CRU에 따르면 해저케이블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6조원에서 2029년 28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해상풍력 단지 확대와 국가 간 전력망 연결(슈퍼그리드) 수요가 HVDC 해저케이블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싱가포르, 영국, 스웨덴 등에서 수주를 확대 중이며 이번 투자로 글로벌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간다는 방침이다.
안정성 기반 성장 본격화
대한전선은 지난 10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Stable·안정적)'를 획득했다. 기존 'A-'에서 한 단계 오른 것으로, 이례적으로 별도의 등급전망 조정 없이 곧바로 등급이 상향됐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도 동일한 등급을 유지하면서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 두 곳 모두로부터 재무 구조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인정받았다.
이는 수직계열화된 생산체계로 전기동 등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흡수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다.
대한전선은 최근 몇 년간 실적과 재무 구조에서 동시에 뚜렷한 개선세를 보여왔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1년 1조9379억원에서 지난해 3조2912억원으로 64.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76억원에서 1151억원으로 약 두 배 확대됐다.
재무 구조도 빠르게 개선됐다. 2021년 말 4567억원이던 순차입금은 올해 3월 말 기준 –1261억원으로 반전되며 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이 더 많은 순현금 구조로 재편됐다. 호반그룹 편입 이후 유상증자, 수익성 개선, 자금 운용 효율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용등급 상향은 단기 성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기업의 외부 조달 비용을 낮추고 공공기관·대기업 프로젝트에서의 입찰 자격이나 수주 신뢰도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국내외 투자자나 금융기관 입장에선 대한전선의 사업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이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공식 인증된 셈이어서 향후 자금 조달이나 대형 프로젝트 진출 시 신뢰 자산으로 작용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재무적 안정성과 고부가 제품군에 대한 시장 신뢰가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지속적인 사업 확대와 책임 있는 경영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