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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 관세 다시 25%로…국회 겨냥한 속내는?

  • 2026.01.27(화) 08:43

"무역 합의 이전 수준으로 관세 환원" 언급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계류 직접 문제 삼아
전문가 "외교 관례 벗어난 압박…거래론 성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무역 합의 이전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 간 합의가 국회에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미국이 그동안 제기해 온 한국의 각종 규제 불만을 감안하면 '관세'를 압박 수단으로 삼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을 밝히지 않은 점을 보면 국회 입법과 규제 문제를 동시에 지렛대로 삼아 한미 합의 이행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 입법부가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상호관세에 더해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일부 품목관세도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 이전의 관세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통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나는 2025년 7월 30일 양국을 위한 위대한 합의를 했고 10월 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를 재확인했다"며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느냐"고 적었다. 그가 언급한 '승인'은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11월 13일 안보·무역 합의 내용을 정리한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는 대신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인하하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지원 또는 승인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양국은 이어 11월 14일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관련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자로 관세 인하를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11월 26일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했고 미국도 12월 4일 관보 게재와 함께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현재까지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법안은 각국의 국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안인데 이를 이유로 관세 인상을 거론한 것은 외교적 관례에서도 이례적"이라며 "한국이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고 대미 투자를 앞당기길 바라는 '거래론적 압박' 성격이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시행 시점도 밝히지 않은 점을 보면 당장 정책으로 집행하기보다는 불만을 표출하며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 교수는 "미국 통상 실무진과의 사전 논의가 있었는지, 대통령의 즉흥적 메시지인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여전히 한국을 중요한 투자 파트너이자 시장으로 보고 있는 만큼 정부로서는 발언의 진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트럼프가 느끼는 불만을 관리하려는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일각선 트럼프의 이번 발언을 한국의 디지털 규제와 쿠팡 사태를 둘러싼 미국 측 불만과 연결해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국회의 입법 지연만으로 관세 인상이라는 강수를 두기에는 명분이 약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미국은 무역 합의 이후에도 한국 국회가 제정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지난 23일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방미 중이던 김민석 총리에게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직접 거론하며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디지털 서비스 규제를 '표현의 자유'나 '미국 기업 차별' 프레임으로 묶어 통상 압박의 명분을 키우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이 경우 결국 쟁점은 구글 지도 반출, 망 사용료, 플랫폼 규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 디지털 규제 전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관세 인상 자체보다 이 발언이 무엇을 관철하기 위한 신호인지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도 과잉 대응이나 방치를 모두 피하고 미국이 문제 삼는 지점이 디지털 규제인지, 투자 속도인지, 정치적 메시지인지 등을 가려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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