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은 지난 10여년간 줄곧 '환경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풍의 척추와 같은 석포제련소 때문이다. 지난 2014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석포제련소로 인한 석포 일대의 환경문제를 제기한 이후 토양 오염, 대기 오염 등으로 당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눈총을 받아오고 있다. 석포 일대는 물, 토양, 대기 등이 장기적인 중금속 유출이 의심되는 데다가 제련소의 지속적인 가동으로 인해 환경 파괴가 누적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에 대해 영풍은 지난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통해 5년간 5400억원을 투자해오며 석포 일대의 환경 개선에 힘써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련업계와 환경단체 등은 영풍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제대로 된 사용처를 밝히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적립하고 있는 환경복구 이행명령 충당금을 이에 포함한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먼저 영풍은 5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왔다고 밝히면서 구체적인 사용처 혹은 항목별 지출 내역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영풍이 진정성 있는 환경 개선에 나서왔다면 이를 공개, 당당하게 나설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5400억원'이라고 주장하는 투자 규모 자체도 진정성이 의심된다.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당국으로부터 환경 문제를 지적받아온 영풍에는 환경복구 의무가 부여돼 있다. 이를 위해 매년 환경복구 충당부채를 쌓아두고 있다. 환경복구를 위해 사용할 금액을 장부에 미리 적어두는 셈인데 이를 환경복구를 위해 썼다는 5400억원에 포함시킬 경우 '형식적인 투자'로 볼 여지가 크다는 거다.
게다가 환경복구 충당부채 '사용'액이 아닌 '전입'액을 환경투자 금액 산정에 포함했다면 영풍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2020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영풍이 적립한 환경복구 충당부채 전입액은 3695억원에 이른다. 실제 사용은 하지 않고 적립만 했는데도 이를 환경 개선 투자 금액에 포함시킨다면 실제 돈을 쓰지 않고 '시늉'만 한 것일 수 있다.
환경복구 충당부채에 대한 실제 집행 금액 규모도 의구심이 들게 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영풍의 환경복구 충당부채 잔액은 2128억원이다. 반면 2020년부터 2025년 9월 말까지 환경복구 충당부채 사용(차감) 금액은 1566억원이다. 환경복구에 쓰겠다고 한 금액보다 실제 쓴 금액 규모가 더 적은데 환경단체 등은 영풍이 환경복구에 진심이었다면 충당금을 적기에 활용해야 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는 영풍의 환경오염 비용 과소계상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제재심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영풍이 석포 일대 환경 개선을 위해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가 더 커야 하는데 이를 적게 잡고 소극적으로 집행했다는 정부의 공식 판단이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영풍은 환경투자금액에 대한 총액 규모는 확대하고 실제 집행에는 소극적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흐름 상으로도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아연을 생산하는 석포제련소가 국제적인 위상을 회복하고 외부 거래처 등과의 신뢰를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해서는 현재 직면한 당면과제인 환경에 대한 의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영풍은 이를 위해 환경투자 금액과 관련한 정확한 투자 총액, 구체적인 자금 집행 항목 등 검증 가능한 숫자를 모두에게 공개해야 한다. 영풍이 재도약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