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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리그테이블]④LG, '맏형' 전자 정체 속 미래 소재가 내실 메웠다

  • 2026.04.02(목) 06:50

최대 매출에도 고비용 구조에 갇힌 전자
OLED 사업 재편 결실…LGD, 흑자 반전
보조금 덕 본 배터리, 생건은 침체 늪 지속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산업계는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한 한 해였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메모리 반도체가 반등하며 실적을 떠받쳤다. 반면 미국 관세와 중국의 물량 공세는 주요 제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종 간 실적 격차가 벌어지며 산업 전반의 체질 변화도 선명해졌다. 비즈워치는 삼성·SK·현대자동차·LG·포스코 등 5개 그룹 기업군을 선정, 지난해 성적표를 심층 분석했다.[편집자]

지난해 LG그룹의 자존심은 LG전자가 세웠지만 실질적인 곳간은 LG에너지솔루션과 LG디스플레이가 채웠다. 맏형인 LG전자가 사상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고도 수익성 하락에 고전하는 사이 체질 개선을 마친 배터리와 디스플레이가 그룹 전체 이익을 방어해준 결과다. 

반면 K-뷰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수익성 늪에 빠진 LG생활건강과 고비용 구조에 갇힌 전통 주력 사업들은 그룹 내 실적 양극화 그늘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 면에선 미래 먹거리 사업들이 부진한 기존 주력군을 먹여 살리는 성장 불균형이 뚜렷해진 한해였다.

덩치 키운 전자, 곳간 지킨 배터리

LG그룹 주요 계열사 연간 매출 변화./그래픽=비즈워치

2일 비즈워치가 분석한 LG그룹 주요 계열사 10곳(LG전자·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유플러스·㈜LG·LG생활건강·LG CNS·LG헬로비전)의 2025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그룹의 외형 성장은 형님 격인 LG전자가 주도했으나 이익의 질은 미래 사업군이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인 10개 계열사의 2025년 합산 매출은 243조10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 소폭 증가했다. 이 가운데 LG전자는 홀로 89조200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외형의 36.7%를 책임졌다. 전년 대비 매출이 1.7% 늘어난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의 견조한 수요와 전장(VS) 사업의 본격적인 매출 전환을 통해 그룹의 전체 덩치를 키우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문제는 실속이다. LG전자의 수익성 악화는 그룹 내 이익 기여도 급락으로 직결됐다. 2024년 10개 계열사 합산 영업이익(7조8304억원)의 43.7%를 홀로 담당했던 LG전자의 비중은 1년 만에 28.4%로 15.3%p나 주저앉았다. 지난해 LG전자의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급감하면서 그룹 곳간을 채우는 동력은 예년만 못했다는 평가다.

LG전자 연간 실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LG전자의 실적이 꺾인 가장 큰 원인은 일회성 비용과 대외 변수에 있다. 우선 지난해 하반기 진행된 그룹 차원의 희망퇴직 관련 비용이 수천억원 규모로 반영되며 영업이익을 직접적으로 깎아먹었다.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인력 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성장통인 셈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관세 압박이 치명적이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미국의 가전·철강 관세 강화 기조로 인해 북미 시장 내 원가 부담이 급증했다.

여기에 글로벌 가전 시장의 수요 둔화 속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출혈 경쟁이 이어졌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투입된 마케팅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역대 최대 매출의 빛이 바랬다. 자회사인 LG이노텍이 아이폰 등 전방 IT 기기 수요 회복 지연으로 영업이익이 5.8% 감소한 점도 연결 실적의 한 축을 끌어내렸다.

화학·엔솔 덕에 챙긴 실속

LG그룹 주요 계열사 연간 영업이익 변화./그래픽=비즈워치

LG전자가 주춤한 사이 그룹 실적의 방어 기지 역할을 한 곳은 배터리를 필두로 한 화학 계열사였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이 전기차 캐즘 여파로 전년보다 7.6%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은 1조3461억원을 기록하며 134%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성장 핵심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에 있다. 북미 현지 공장의 가동률이 본궤도에 오르며 수취한 보조금 규모가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정체기에도 불구하고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의 고성장과 하이니켈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통한 원가 절감이 맞물리며 영업이익률을 5.7%까지 끌어올렸다.

모기업인 LG화학 역시 자회사 덕을 톡톡히 봤다. LG화학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180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급증했다. 석유화학 부문이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L자형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자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이 그룹 전체의 연결 실적을 하드캐리했다. 

수년간 수조원대 적자 늪에서 신음하며 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LG디스플레이도 마침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매출은 25조8100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 5169억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했다. 전년 5605억원의 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환골탈태 수준이다.

이번 흑자 전환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체질 개선의 성과다. 수익성이 낮은 LCD 사업 대신 대형·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사업 축을 완전히 옮긴 전략이 결실을 맺었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아이폰용 OLED 공급 물량이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났고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영업이익률은 4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며 2%를 기록, 그룹 전체 합산 영업이익을 8조7326억원까지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아이폰에 울고 웃은 이노텍…'효자' 노릇한 CNS

LG그룹 주요 계열사 연간 영업이익률 변화./그래픽=비즈워치

LG디스플레이가 부활의 찬가를 부른 반면 LG생활건강은 끝이 보이지 않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매출 6조3555억원, 영업이익 17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7%, 62.8% 급감했다. 한때 10%를 상회하며 그룹 내 알짜 노릇을 했던 영업이익률은 2.7%까지 곤두박질쳤다.

중국 시장 내 애국 소비(궈차오) 열풍과 로컬 브랜드의 급성장으로 주력인 화장품 부문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여기에 국내외 면세점 매출 부진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북미와 일본 등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 역시 외형은 커졌으나 내실은 챙기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 21조89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6650억원으로 5.8%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3.0%에 머물렀다.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특정 고객사(애플)의 신제품 판매 추이에 따라 실적이 널뛰는 천수답 경영의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특히 모바일용 고사양 카메라 모듈의 단가 인하 압박과 전방 IT 기기 수요 회복 지연이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IT 서비스와 통신 계열사들은 묵묵히 그룹의 하방을 지지했다. LG CNS는 지난해 매출 6조1295억원, 영업이익 5518억원을 기록하며 9%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그룹 내 디지털 전환(DX)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한 것은 물론 클라우드와 AI 등 신사업 분야에서 외부 고객사를 대거 확보한 영향이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도 견고한 실적 흐름을 유지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 15조4517억원, 영업이익 892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5.7%, 3.4%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5.8%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통신 본업의 저력을 보여줬다. 유선 통신 분야의 안정적 성장을 기반으로 AI 중심의 서비스 개편이 안착하고 있는 양상이다. LG헬로비전 역시 매출 1조2656억원, 영업이익 187억원을 거두며 영업이익률 1.5%로 수익성을 소폭 개선했다.

지주사인 ㈜LG는 매출 7조2525억원, 영업이익 91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 늘었지만 주요 계열사의 배당 수익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은 5.7% 줄었다. 이익률은 전년 대비 0.9%p 하락한 12.6%를 기록했다. 계열사 실적 양극화가 지주사의 수익성 지표에도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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