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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없는 자동차 연구 시설이 중요한 이유

  • 2026.07.19(일) 15:00

[테크따라잡기]
완성차, 첨단기술 고도화로 '시뮬레이션 설비' 중요도↑
SDV 시대 중요도 더 커져…OTA=시뮬레이션 경쟁력

요즘 새로 출시되는 차들을 둘러보면 '차'가 아닌 '가전제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첨단 기술이 완성차에 스며들면서 더욱 똑똑해지고 편리해지면서 예전의 투박했던 차의 모습이 점점 옅어지고 있어서입니다. 

차들이 점점 똑똑해지면서 완성차 기업들 역시 고민이 커집니다. 다양한 장비와 부품이 더욱 많이 들어가게 되면서 이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물리적인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어서죠.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완성차 기업들은 여러 고민을 하곤 하죠.

이러한 고민의 결과가 바로 '자동차 없는 자동차 연구시설' 입니다. 시뮬레이션 설비를 통해 자동차의 전기·전자 시스템을 실차와 유사하게 구현하고, 각종 기능과 통신 상태를 검증하는 공간입니다. 완성차 기업 최신 기술의 정수가 바로 이 설비에 담겨있다는 말도 나오죠. 

차 없이 돌아가는 연구시설

완성차 시뮬레이션 설비 자체의 역사는 꽤나 깁니다. 차량 부품을 차체 밖에서 연결해 시험하는 브레드보드 방식은 적어도 1970년대 말부터 활용된 것으로 완성차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실제 장비가 가상 환경에서 구동하는지 테스트 하는 HIL(Hardware-in-the-Loop)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기도 했고요. 

다만 과거에는 지금처럼 차량 전체의 제어기와 전장품을 한꺼번에 연결해 검증하는 통합 설비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습니다. 과거 차량의 전자 기능은 엔진, 변속기, 브레이크, 에어백, 공조처럼 영역별로 분리가 돼 있었거든요.

그래서 각 영역별로만 검증을 해도 완성 전에도 상당 부분의 성능 검증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영역별로 연동되는 부문이 적었기 때문이죠. 차량 모델마다 와이어카 설비를 따로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데 비용도 고민이 컸고요. 

그런데 점차 완성차에 첨단 설비가 들어가면서 이러한 것이 쉽지 않아졌습니다. 들어가는 부품수가 점점 늘어나는 데다가 이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제어해야 해 과거처럼 영역별로 나뉘었던 장벽이 무너졌거든요. 부품간 연동 오류 횟수가 많아져 이제는 통합으로 검증을 하지 않으면 실제 차량이 제대로 작동할 지 단정짓기 어려워진 겁니다. 

다시말해 자동차가 복잡해지면서 예전에는 비경제적이었던 설비가 필수 설비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AI의 발전으로 소프트웨어를 통한 시뮬레이션 기술이 고도화 하면서 검증의 폭이 더욱 깊고 넓어지기도 했습니다. 

실제 일부 완성차 기업은 이러한 시뮬레이션 설비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내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대표적입니다. 해외 완성차 기업의 경우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GM, 스텔란티스도 이러한 설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그룹 남양연구소에 설치된 시뮬레이션 설비.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SDV 시대, 시뮬레이션 설비 중요도 더 커진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가 본격화 하면서 시뮬레이션 설비의 중요도가 더욱 커질 거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각종 첨단 기술과 여러 부품들이 들어가고 이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해야 하는 것 외에도 더욱 중요한 이유가 있죠. 

이는 바로 OTA(Over-the-Air)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는 판매로 끝이 나는 게 아니라 지속해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줘야 하죠. 이 때문에 SDV를 추구하는 완성차 기업들은 무선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차량의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 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OTA를 통해 기능을 추가하거나 성능을 바꾸게 되면 부품과의 연결이 제대로 이루어져 정상 작동으로 이어지는지를 지속해서 테스트해야 하는 거죠. 자칫 오류가 발생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테스트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 때 바로 시뮬레이션 설비가 빛을 보게 됩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한다고 매번 실차를 확보하지 않고도 설비의 테스트를 통해 검증이 가능한 거죠. 소프트웨어가 변경될 때마다 모든 조건을 실차에서 처음부터 시험하는 대신, 시뮬레이션과 통합 검증설비에서 수많은 조건을 먼저 반복 시험한 뒤 실차 검증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SDV 시대에는 시뮬레이션 설비 자체의 규모뿐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오류를 재현하고, 변경된 소프트웨어와 기존 기능을 빠르게 반복 검증할 수 있느냐가 완성차 업체의 개발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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