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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참전 앞둔 삼성의 승부수…폴더블 넘어 'AI 생태계' 키운다

  • 2026.07.23(목) 12:50

노태문 "7년 축적 기술력, 하루아침에 못 따라와"
애플·화웨이 추격 속 폴더블 시장 선점 총력
'울트라·폴드·플립' 첫 3종 체제로 수요 세분화
AI 안경·워치까지…차세대 AI 생태계 본격 확장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관람객이 폴더블 신제품을 체험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임박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선제 대응에 나섰다. 폴더블 라인업을 처음으로 3종으로 확대하고 인공지능(AI) 안경과 스마트워치까지 공개하며 스마트폰을 넘어 웨어러블을 아우르는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냈다. 폴더블 시장을 개척한 기술력에 AI 플랫폼 경쟁력을 더해 차세대 모바일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오는 9월 첫 폴더블 아이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도 프리미엄 폴더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은 오히려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사장)은 2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은 기술로도 시장으로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며 "더 많은 기업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폴더블이 대세가 됐다는 의미인 만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폴더블을 처음 선보인 이후 7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고객에 대한 이해는 하루아침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올해를 글로벌 폴더블 경쟁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점유율이 다소 하락하더라도 1위를 유지, 애플은 첫 진출과 동시에 약 25%의 점유율로 2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그래픽=비즈워치

'역대 최대' 판매 목표 내건 삼성

이날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갤럭시 Z 폴드8·갤럭시 Z 플립8을 공개하며 처음으로 '울트라-폴드-플립' 3종 체제를 완성했다. △기존 폴드를 계승한 최상위 모델인 폴드8 울트라 △새로운 화면비를 적용한 폴드8 △휴대성과 디자인을 강조한 플립8 등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가장 큰 변화는 새롭게 선보인 폴드8이다. 기존보다 가로가 넓은 4대3 화면비를 적용해 웹서핑·전자책·영상 감상 등 콘텐츠 이용 경험을 높였다. 애플이 준비 중인 첫 폴더블 아이폰도 4대3 화면비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은 새로운 폼팩터를 앞세워 신규 수요 확보에 나섰다.

폴드8 울트라는 기존 폴드 시리즈의 화면비를 유지하면서 2억 화소 카메라와 AI 기반 멀티태스킹 성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모델이다. 역대 폴드 가운데 가장 얇은 두께를 구현하고 '플렉스 티타늄' 기술을 적용해 내구성과 화면 주름도 개선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8 시리즈 사양./그래픽=비즈워치

노 사장은 "기존 폴드와 플립만으로는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웠다"며 "울트라·폴드·플립으로 이어지는 3종 라인업이 폴더블 포트폴리오의 완성형"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목표도 한층 공격적으로 잡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Z 시리즈 '역대 최대'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다. 국내 폴더블 사전판매는 2021년 약 92만대에서 2023년 102만대로 늘었다가 2024년 91만 대로 주춤했지만, 지난해 104만대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다시 썼다. 새롭게 추가된 울트라가 신규 수요를 끌어들이면서 올해 또 한 번 판매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이 다음 승부처로 지목한 것은 AI다. 노 사장은 "사람들은 AI를 배우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실제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며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필요한 일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가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MX사업부장이 '갤럭시 언팩 2026' 행사 직후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를 위해 연내 갤럭시 AI 지원 기기를 8억대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신제품뿐 아니라 기존 스마트폰과 태블릿까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확대해 더 많은 사용자가 AI를 경험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뒷받침할 전략도 공개했다. 삼성 자체 모델인 '가우스'와 구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외부 모델을 기능별로 조합하는 '멀티모델 전략'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빠른 응답이 필요한 기능은 온디바이스 AI가,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작업은 클라우드 AI가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유지한다.

노 사장은 "삼성만큼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고객의 일상과 연결된 회사는 없다"며 "스마트폰·워치·TV·가전까지 축적되는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는 기기 내부에서 보호하고 AI가 무엇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사용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신뢰성'을 AI 경쟁력의 핵심 가치로 꼽았다.

메타 정조준…'AI 안경' 첫 공개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번 언팩에서 첫 안경형 AI 기기인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와 갤럭시워치 울트라2·갤럭시워치9도 함께 공개했다. 스마트폰에 머물던 갤럭시 AI를 사용자의 시야와 손목으로 확장해 여러 기기를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하는 '멀티 디바이스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다. 일반 안경과 비슷한 형태에 카메라·센서·마이크·스피커를 탑재해 사용자가 보고 듣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외국어 대화와 메뉴판을 번역하고 길을 안내하는 것은 물론, 메시지 확인과 회의 내용 기록도 손을 쓰지 않고 처리할 수 있다. 화이트보드나 문서를 촬영하면 주요 내용을 삼성 노트에 자동으로 정리해주는 기능도 지원한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사용자의 의도와 상황을 이해해 필요한 기능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일상 속 맥락을 인식해 더욱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착용감에도 공을 들였다. 전자기기보다 일반 안경에 가까운 사용성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글과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가 디자인한 모델도 함께 선보였다. 패션 아이템처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은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갤럭시 AI 생태계의 새로운 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메타가 주도하는 AI 글래스 시장에 본격 진출해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AI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 뛰어든다는 구상이다.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관람객이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웨어러블 전략의 또 다른 축은 '건강관리'다. 새롭게 공개한 갤럭시워치 울트라2와 갤럭시워치9은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헬스케어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워치 울트라2는 배터리 용량을 전작보다 35% 늘린 800mAh로 확대하고 최대 5000니트 밝기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티타늄 프레임과 IP69K 방진·방수 등급을 갖춰 아웃도어 활용성을 높였으며, 트레일 러닝·실시간 수분 섭취 가이드·다이빙 기능 등 전문 운동 기능도 추가했다.

갤럭시워치9은 일상 속 건강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수면 중 심박수·호흡률·피부 온도·혈중산소포화도 등을 분석하는 '생체 징후' 기능을 비롯해 심장 건강 점수·일일 유산소 부하·신체 체력 지수 등을 제공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수면 무호흡 감지 기능도 AI를 활용해 더욱 정교하게 고도화했다.

노 사장은 "새로운 갤럭시워치 시리즈는 선제적인 건강 관리를 돕는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며 "건강관리의 중심을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하는 것이 삼성 헬스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AI와 디지털 헬스 기술을 결합해 더욱 개인화된 건강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AI 기능 확대와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출고가는 전반적으로 올랐다. 갤럭시워치9은 모델에 따라 전작보다 최대 19.1%, 갤럭시워치 울트라2는 7.7% 인상됐다.

한편, 로봇 사업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삼성은 최근 대표이사 직속 '로봇 익스피리언스(RX)사업실'을 신설하고 그동안 축적한 선행 기술과 투자를 사업화 단계로 연결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DX부문의 미래 성장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로봇 기술의 사업화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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