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뜨거운 지구에 AI 붐까지'…삼성·LG, 판 더 커진 HVAC 놓고 '격돌'

  • 2026.07.29(수) 07:50

폭염·AI 데이터센터 확산에 공조 시장 급성장
유럽 중심 B2B 대형 빌딩·전산실 수요 급증
M&A·고효율 설비 투입으로 글로벌 주도권 확보

생성형AI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기록적인 폭염까지 더해지며 건물과 전산실 열을 식히는 냉난방공조(HVAC) 산업이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업계의 새로운 핵심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과 고성능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발열 제어가 동시에 과제로 떠오르면서 가전 중심의 공조 시장 주도권이 대형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고부가 솔루션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이다.

기상 이변과 AI가 키운 HVAC 시장

29일 업계에 따르면 가정용 에어컨 중심의 HVAC 시장이 최근 대형 오피스와 병원, 공장, 공항, AI 데이터센터 등 기업간거래(B2B)를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서버보다 고성능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 탑재해 발열이 훨씬 커 안정적인 냉각 설비가 필수다. AI 인프라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공조 기술이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는 이유다.

기후 변화도 시장 확대를 이끄는 배경이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이상 고온 현상이 일상화되면서 냉방 수요가 크지 않았던 지역까지 공조 설비 투자가 확대되는 중이다. 실제 유럽은 역사적 건축물 보존 문화와 엄격한 실외기 설치 규제로 지난해 기준 가구당 에어컨 보급률이 23%에 머물렀지만 반복되는 폭염으로 시스템에어컨과 히트펌프 등 건물 단위 냉난방 설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도 개별 에어컨 중심에서 건물 전체를 관리하는 시스템공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 정책과 에너지 효율 규제를 바탕으로 히트펌프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히트펌프는 냉매를 활용해 여름에는 실내 열을 외부로 배출하고 겨울에는 외부의 열을 실내로 끌어오는 고효율 냉난방 장치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이상기후가 동시에 장기화하는 만큼 글로벌 전자업체들의 공조 사업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츠는 유럽 히트펌프 시장이 2024년 142억달러(약 21조원)에서 2034년 826억달러(약 122조원)로 연평균 19.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HVAC 시장 역시 지난해 5249억달러에서 2035년 1조20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1위 품은 삼성…LG, 데이터센터 냉각 공략

플랙트그룹 전경./사진=플랙트그룹

글로벌 HVAC 시장 성장에 발맞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조 사업 확대 전략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최대 공조 전문기업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하며 중앙공조 경쟁력을 확보했다. 개별 공조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던 기존 사업에 대형 건물과 데이터센터용 중앙공조 역량을 더해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 공략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폴란드 주택단지와 영국 재개발 사업 등에 고효율 히트펌프 공조 설비를 공급하는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 등 고부가 B2B 시장 비중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Data Center World Asia) 2025'에 전시된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 축소 모형./사진=LG전자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칠러와 액체냉각솔루션(CDU)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칠러는 대형 건물이나 데이터센터 내부를 냉각수로 식혀주는 냉방 설비며 액체냉각솔루션은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냉각수로 직접 제거하는 장치다. 기존 공랭식보다 냉각 효율이 높아 고성능 AI 서버 확산과 함께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LG전자의 지난해 데이터센터용 칠러 수주 실적은 전년 대비 3배로 뛰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2027년 목표로 제시했던 칠러 매출 1조원 달성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에 칠러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엔비디아 AI 서버용 액체냉각솔루션 인증 절차도 진행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동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대규모 시스템에어컨과 맞춤형 HVAC 공급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신시장 B2B 사업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경우 칠러와 CDU(냉각수 분배 장치), 콜드플레이트를 포함한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라인업과 공랭·액체냉각·건물 냉각을 아우르는 통합 기술을 갖췄다"며 "2024년 이후 증가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2027년 칠러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의미한 규모의 미국 AI 데이터센터 고객사 수주를 확보해 올해 공급을 시작하는 만큼 내년 본격적인 매출 발생이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