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수익성을 짓눌렀던 고환율과 고유가가 동시에 누그러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에 이어진다면 눌려 있던 여행 수요가 휴가철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변수도 남아있다.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되면서 경쟁 역시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여객 및 화물수요가 굳건할 전망이지만, 공급 역시 빠르게 늘면서 예상보다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관측이다.

고된 2분기 보낸 항공업계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FSC(Full Service Carrier)와 LCC(Low Cost Carrier) 할 것 없이 수익성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 매출은 5조1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 줄어든 2618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은 2분기 나란히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다가 지난해 2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 트리니티항공(티웨이항공) 상황도 비슷할 전망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매출과 영업이익의 간극이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항공사들 대부분 매출은 지난해 2분기 대비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가 확대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항공업계는 올해 2분기 여객과 화물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늘어나는 등 항공 수요가 강하게 이어졌지만 올해 2분기 원/달러 환율과 유가가 치솟으면서 나가는 비용 또한 크게 확대됐다. 올해 2분기 중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50원대까지 치솟았고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11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의 여러 지출 항목 중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 원/달러 환율이 높으면 나가는 비용도 덩달아 커진다"라며 "특히 가장 큰 지출 항목은 연료비인데 유가 상승에 더해 고환율까지 덮치며 나가는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불안요인 해소…경쟁 심화는 고민
다행스럽게 2분기 항공업계의 실적을 갉아먹은 고환율과 고유가가 최근 들어서는 누그러지는 모습이다.
10일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418.4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6월 초 원/달러 환율이 1550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100원 이상 하락한 셈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이 1410원대 안팎에서 움직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유가 역시 안정되는 추세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4월 배럴당 117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과 이스라엘 전쟁이 본격화하면서다. 여전히 이러한 중동 리스크는 남아 있지만 최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4달러까지 내려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등에서는 3분기 중 74달러 수준까지 유가가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가와 환율 하락의 효과는 항공사 비용 절감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비용 역시 낮아지면서 휴가철이 종료되고서도 여객 수요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앞선 관계자는 "3분기에는 항공사들의 나가는 비용이 절감됨과 동시에 여행 심리 회복 수준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구체적으로 여객 수요와 화물 수요는 해외발과 한국발 모두에서 증가하면서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을 모두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하반기 영업환경이 올해 중 가장 우호적인 수준으로 개선되는 만큼 항공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수익성 제고가 제한될 수 있다. 항공사들이 노선을 확대하며 공급 경쟁을 벌일 경우 탑승률은 높더라도 평균 운임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 일부 항공사들은 우리나라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 무비자 제도 시행으로 여행객이 늘어나는 중국행 노선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2분기 대비 공급이 매우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수요보다 좌석 공급이 더 빨리 늘어나면 운임 경쟁이 심해져 수익성이 다시 눌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더욱 전략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