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공익법인이 예고한 대로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사들였다. 하지만 예상만큼 지분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조원태 한진칼 회장(사진)의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서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한진칼 경영진을 압박하는 가운데 한진칼의 소규모 지분변동도 민감해지는 분위기다.

한진칼은 지난 11일 조 회장 등 특수관계자 지분이 기존 31.15%(2079만6274주)로 기존보다 6280주(0.01%) 늘었다고 공시했다.
우선 한진그룹 공익법인이 지난달 한진칼 지분을 장내매수했다. 정석인하학원 6만9425주(93억원), 일우재단 1만2053주(20억원), 정석물류학술재단 1524주(2억원) 등이다.
이 공익법인은 지난 6~7월 '올 연말까지 한진칼 지분을 취득하겠다'고 공시했고, 이번에 예고대로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다. 1023억원 규모 한진칼 지분을 취득하겠다고 밝힌 정석물류학술재단은 연말까지 추가로 930억원 규모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우재단과 정석물류학술재단은 지분 매입 목표치를 이번에 모두 채웠다.
아울러 지난달 이명희 고문은 한진칼 10만1163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113억원에 매각했다. 이 물량 중 일부는 그의 자녀 조원태 회장(1만743주)과 조현민 한진 사장(1만743주)이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은 어디에 매각됐는지 공시되지 않았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 매입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 고문이 지분을 매각할 만큼 오너가 자금 사정은 넉넉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한진칼 주식을 상속받으면서 오너 일가가 2700억원 규모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내면서다.
2019년 314주1137주(5.31%)를 상속받은 이 고문은 그간 계속 주식을 팔면서 현재 지분은 1.83%(121만8712주)까지 줄었다. 연도별 지분 매각 규모를 보면 △2021년 65만주(346억원) △2023년 70만1001주(300억원) △2024년 36만7535주(244억원) △2025년 7만7852주(85억원) △2026년 10만1163주(113억원) 등 총 1088억원 어치다.
이 고문은 그간 주식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외부에 매각했지만 이번에 일부 주식을 자녀에게 넘겼다. 이는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는 호반그룹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호반그룹의 지분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오자 오너가 내부에서 지분을 소화하는 한편 공익법인까지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달 기준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20.15%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 지분 보유 현황을 보면 △호반건설 11.5% △호반호텔앤리조트 8.34% △호반산업 0.17% △호반 0.15% 등으로 2022년부터 한진칼 주식 매입에 총 8782억원을 투입했다.
조 회장은 우호지분 등으로 통한 안정적인 방어선을 구축했다. △델타항공 14.9% △산업은행 10.58% △LX판토스 3.83% 등 29.31%가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조원태 회장 5.79%, 조현민 사장 5.75%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20.57%에 불과하다. 우호지분을 제외하면 호반그룹이 턱밑까지 쫓아온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