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내년 1분기 차세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한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기술에 LG전자·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의 부품·제조 역량을 결집, 로봇을 시작으로 AI 팩토리와 자율주행차까지 협력 영역을 넓혀 AI 시대의 산업 표준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LG는 1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류재철 LG전자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CEO, 현신균 LG CNS CEO,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양사 최고경영진 회동의 후속 조치다. 당시 논의한 청사진을 구체화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로봇·AI 팩토리·모빌리티를 3대 축으로 단순한 기술 교류나 솔루션 공급을 넘어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
구 회장은 "양사의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AI 팩토리·피지컬 AI·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 할 과제가 명확해졌다"며 "산업을 선도하는 레퍼런스 구축을 통해 AI 확산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황 CEO는 "피지컬 AI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기회는 모든 기계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추론하며 사람과 함께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있다"며 "LG의 제품 엔지니어링 및 제조 분야 리더십과 엔비디아의 기술을 결합해 로봇·AI 팩토리·자율주행차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두뇌' 단 LG 휴머노이드
가장 먼저 성과가 가시화되는 분야는 로봇이다. LG는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엔비디아의 로봇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에는 고도화된 추론과 제어를 담당하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 '젯슨 토르(Jetson Thor)'가 탑재된다. 휴머노이드의 두뇌 역할을 하는 개방형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와 물리적 안전부터 시스템 보안까지 지원하는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Halos for Robotics)'도 적용한다.
하드웨어에는 LG 계열사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다. △LG전자의 엑추에이터 △LG이노텍의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피지컬 AI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제조 현장을 활용한 검증에도 나선다. LG는 연내 바퀴로 움직이는 'LG 클로이드(CLOiD)'를 LG전자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에 투입해 실증에 나선다. 여기서 축적한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을 고도화한 뒤 글로벌 생산시설은 물론 가정과 상업 공간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로봇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인프라도 구축한다. LG CNS의 로봇 플랫폼 '피지컬웍스(PhysicalWorks)'를 활용해 데이터 수집·생성부터 학습·검증까지 반복하는 '피지컬 AI 데이터 팩토리'를 실제 현장에 구현할 예정이다. 축적된 데이터는 LG가 자체 개발 중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도 활용된다.
양사는 기술·사업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연구개발(R&D)부터 현장 실증, 사업화까지 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로봇 다음은 AI 팩토리·자율주행
AI 인프라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의 'DSX' 아키텍처에 LG 계열사의 냉각·배터리·IT 역량을 결합한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우선 2027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을 기반으로 LG의 냉각·전력·IT 기술을 적용하고 검증할 레퍼런스 사이트를 마련한다. 이어 2028년 상반기 충남 천안에 80MW(메가와트) 규모의 AI 팩토리로 확대할 예정이다.
천안 AI 팩토리에는 서버·냉각 시스템·전력 공급 장치 등을 모듈 형태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Prefab)' 방식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건축 기간을 기존보다 20% 이상 단축한다는 목표다. 구축된 인프라는 피지컬 AI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된다.
여기에는 △LG전자의 냉각 기술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 CNS·LG유플러스의 설계·운영 역량이 투입된다. 전력 분야에서는 LS의 솔루션을 활용한다. LG는 이를 통해 냉각부터 전력, 설계·운영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의 경쟁력을 검증하고 향후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AI 인프라 수주를 확대할 방침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중심이던 전장 사업을 자율주행 영역으로 확장한다. LG는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접목해 차세대 'AI 정의 차량(AIDV·AI-Defined Vehicle)'용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한다.
자율주행 기능과 차량 내 AI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전장 사업의 영역을 넓히고 글로벌 수주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