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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이어 낸드도 中 공습…YMTC, 사상 첫 세계 3위

  • 2026.08.14(금) 14:07

삼성 25%·SK 22%·YMTC 14%…낸드 3강 재편
'낸드 원조' 키옥시아 추월…매출은 아직 5위
우한 3공장까지 증설…내년 월 5만장 추가

생성형 AI(ChatGPT)로 제작한 이미지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출하량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부가 제품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생긴 PC·스마트폰용 범용 낸드의 빈틈을 파고든 결과다. D램 시장에서 창신메모리(CXMT)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인 데 이어 낸드에서도 중국 업체가 세계 3강에 진입하면서 중국의 '메모리 굴기'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K-메모리 턱밑까지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YMTC는 올해 2분기 글로벌 낸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4%를 기록, 일본 키옥시아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처음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25%로 1위를 지켰고 SK하이닉스는 자회사 솔리다임의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40% 급증한 데 힘입어 22%로 뒤를 이었다.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각각 13%, 11%를 기록했다.

YMTC의 2분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전 분기보다 5% 늘었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선두 업체들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자 PC와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범용 낸드 공급이 줄었다. YMTC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앞세워 이 물량을 빠르게 흡수했다.

이번 순위 변동의 상징성도 작지 않다. YMTC에 3위 자리를 내준 키옥시아는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을 모태로 한다. 2016년 설립된 후발주자가 출하량에서 '낸드 원조'를 넘어선 셈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메모리 업체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으로 올라서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다만 출하량과 수익성 사이에는 아직 격차가 크다. YMTC는 물량 기준으로는 3위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마이크론과 키옥시아에 뒤진 5위다. 가격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비자용 SSD와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탓이다. AI 서버용 eSSD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차이가 나는 지점이다.

YMTC는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고용량 eSSD 등 기업용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내 자금 지원 확대가 이 같은 제품군 전환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가 범용 제품을 통한 물량 확대를 넘어 고부가 시장까지 진입할 경우 한국 업체들과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기술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YMTC는 지난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294단 3D 낸드 신제품을 공개했다. 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수직으로 쌓아 용량과 성능을 높이는데 층수가 높아질수록 공정 난도도 급격히 올라간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부품 규제로 중국의 고단 낸드 개발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YMTC가 빠른 속도로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핵심은 YMTC가 자체 개발한 '엑스태킹(Xtacking)' 기술이다. 메모리 셀과 주변회로를 서로 다른 웨이퍼에서 만든 뒤 접합하는 방식으로 한 웨이퍼에 함께 만드는 기존 방식보다 설계와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YMTC는 2018년부터 이를 상용화하며 관련 특허를 축적해왔다.

차세대 고단 낸드의 핵심 공정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딩' 분야에서도 상당한 특허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전기적 연결을 위한 돌기인 범프 없이 웨이퍼를 직접 맞붙이는 기술이다. 낸드가 400단 이상으로 고층화될수록 층간 연결의 안정성이 중요해지는 만큼 향후 기술 경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2026년 2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그래픽=비즈워치

'저가 중국산' 얕봤다간

물론 아직 최첨단 제품에서는 한국 업체가 앞서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로 400단 이상을 구현한 10세대 V낸드(V10)를 공개, SK하이닉스도 고용량 eSSD와 차세대 낸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낸드는 D램보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점이 변수다. 첨단 D램은 회로를 미세하게 새기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 업체들이 EUV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CXMT가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낸드는 미세화와 함께 셀을 수직으로 쌓는 적층 기술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YMTC가 엑스태킹과 하이브리드 본딩을 활용해 고단화를 이어갈 경우 미국의 장비 규제에도 추격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서 장기적으로 D램의 CXMT보다 낸드의 YMTC를 더 까다로운 경쟁자로 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과 중국의 낸드 기술 격차는 약 3년으로 본다"면서도 "중국의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만큼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추격에 힘을 싣고 있다. YMTC는 연내 중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며 조달 자금은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개발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말에는 중국 우한 제3공장 가동을 시작해 내년부터 월 5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낸드 웨이퍼 생산량도 200만장에 육박해 세계 3위권 규모로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중국 메모리 업체들은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XMT는 애플을 비롯해 HP와 에이서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와 D램 공급을 논의하거나 일부 제품에 실제 납품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에 탑재할 CXMT D램을 시험 중이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이 일회성 납품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안정적인 조달이 중요한 만큼 한 번 공급사로 자리 잡으면 거래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범용 제품을 발판으로 고객사를 확보한 뒤 고부가 제품으로 영역을 넓힐 수도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상승 자체보다 글로벌 공급망에 뿌리내리는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와 업계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는 것도 급증하는 AI 수요에 대응하면서 국내 생산능력을 조기에 확충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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