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9일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의 다목적 준궤도 로켓 '세빛'이 우주로 쏘아 올려집니다. 이어 11월에는 소형위성 발사체 '한빛-나노'의 발사도 예정돼 있어 국내 민간 우주 산업의 기대감이 고조되는 시점인데요.
우주발사체 경쟁의 핵심은 얼마나 가볍고 단단하게 만드느냐에 있습니다. 1g의 무게라도 줄여야 더 많은 탑재체를 싣고 더 높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극심한 온도 변화와 수백 기압의 폭발적인 압력을 버텨내면서도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 로켓 제작 현장에서 최근 주목받는 핵심 소재가 있습니다. 바로 '토우프레그(Towpreg)'입니다.
수백 기압 버티는 탄소 갑옷
토우프레그는 탄소섬유 가닥(Tow)에 접착제 역할을 하는 열경화성 수지를 균일하게 미리 침투시켜 만든 특수 중간재입니다. 소재 내부 결함을 최소화해 극저온과 초고압, 강력한 진동을 견뎌야 하는 로켓 연소관이나 수소탱크 성형에 핵심 원료로 쓰입니다.
제작에는 회전하는 몰드 표면에 이 토우프레그를 겹겹이 촘촘하게 감아 용기를 만드는 필라멘트 와인딩(Filament Winding) 공법이 활용됩니다. 붕대를 단단히 동여매듯 탄소실을 빈틈없이 감아 굳히면 금속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강철을 뛰어넘는 내구성을 지닌 원통형 고압 용기와 구조물이 완성됩니다.
토우프레그는 제품의 최종 안전성과 강도를 좌우하는 핵심 소재지만 그동안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소수 기업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왔습니다.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며 수지를 주입하는 공정 난도가 워낙 높은 탓입니다.
그러다 코오롱그룹의 첨단 복합소재 기업 코오롱스페이스웍스가 2018년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해 토우프레그 독자 개발에 성공하며 소재 국산화의 물꼬를 텄는데요.
특히 이 기술은 실험실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전 양산 검증을 거쳤다는 점에서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타타대우모빌리티의 수소 엔진 트럭에 탑재되는 수소저장용기 양산에 토우프레그를 먼저 적용해 실제 도로 주행 환경을 통한 품질 데이터를 축적했습니다.
트럭서 로켓 엔진·유도무기로 확장
모빌리티 분야에서 검증된 기술은 우주와 방산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2023년 이노스페이스의 시험발사체 '한빛-TLV'에 부품을 공급한 데 이어 이번에 발사되는 세빛과 11월 발사 예정인 한빛-나노의 복합소재 가압탱크·연소관 챔버에도 토우프레그가 적용됩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소재 개발부터 설계, 성형, 완제품 제작까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구축을 통해 미래 첨단 산업의 핵심 공급망을 책임지겠다는 목표입니다.
안상현 코오롱스페이스웍스 대표는 "독자 개발한 토우프레그로 방산 분야 적용을 위한 연구개발도 완수하며 핵심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를 지속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우주와 방산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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