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학술대회에서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나란히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화면의 밝기 편차를 줄인 광시야각 기술과 대형 스트레처블(신축형) 디스플레이를, LG디스플레이는 OLED 제조 공정의 핵심 부품인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없앤 신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 등으로 OLED 활용처가 넓어지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양강의 차세대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접어도 밝게, 늘려도 선명하게…삼성 OLED의 진화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26회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 2026)에 참가해 차세대 OLED 기술을 공개했다. IMID는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와 미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행사로 전 세계 디스플레이 전문가 2500여명이 참여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7.6형 '와이드뷰 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펼쳤을 때 접힘부 주변이 어둡게 보이는 현상을 개선한 제품이다. 현재 상용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중앙 접힘부 양쪽 곡면의 밝기가 평평한 부분의 약 40% 수준으로 떨어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층의 소재와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 화면이 휘어진 부분에서도 밝기를 균일하게 유지하도록 했다. 폴더블은 물론 화면 가장자리가 휘어진 엣지 디스플레이와 슬라이더블·롤러블 등 다양한 폼팩터에 적용할 수 있다.
화면을 잡아당겨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와이드 스트레처블'은 세계 최대인 20형으로 키웠다. 두 개의 스트레처블 패널을 하나처럼 연결하는 타일링 기술을 적용해 기존 제품보다 화면 크기를 2배 이상 확대했다. 패널 사이 경계를 최소화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화면을 구현했다. 차량용 디지털 콕핏·휴머노이드 로봇·디지털 사이니지 등 곡면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AI와 모빌리티를 겨냥한 제품도 대거 내놨다. 눈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와 목걸이형 'AI OLED 펜던트', OLED 턴테이블 등을 전시했다. 차량용으로는 화면 가운데 큰 구멍을 낸 6.4형 '빅 홀 디스플레이'와 최대 15.5형까지 확장되는 세로형 슬라이더블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를 선보였다.
IT용 OLED에서는 고해상도·고주사율 기술을 앞세웠다. 31.5형 QD-OLED는 모니터용으로는 처음 4K 해상도와 360Hz 주사율을 동시에 구현했다. 34형 360Hz QD-OLED와 노트북용 자발광 디스플레이 최초로 300Hz 주사율을 구현한 16형 OLED도 전시했다.
FMM 없애 비용·불량 잡았다…LG 공정 혁신
LG디스플레이는 OLED 제조 방식의 한계를 허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체 개발한 차세대 OLED 패터닝 기술 'FLiPP(FMM-Less innovative Pixel Patterning)'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OLED는 통상 미세한 구멍이 뚫린 금속 그물망인 파인메탈마스크(FMM)를 기판에 밀착, 적·녹·청(RGB) 유기물을 구멍에 맞춰 증착해 픽셀을 만든다. 하지만 화면 크기나 해상도가 달라질 때마다 고가의 FMM을 새로 제작해야 해 비용 부담이 크다. FMM이 대형화되면 금속판 중앙부가 중력으로 처지면서 구멍 위치에 오차가 생겨 색이 섞이는 불량이 발생할 수도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FMM 없이 픽셀을 형성하는 FLiPP을 개발했다. 기판 전체에 RGB 화소를 차례로 도포·고정한 뒤 자외선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화이트 OLED(WOLED)에서 축적한 노하우에 자체 패터닝 기술을 접목했다.
FMM을 없애면서 생산 효율과 발광 성능도 개선했다. 픽셀 사이에서 FMM이 차지하던 공간이 사라져 개구율이 기존 방식보다 약 55% 높아졌다. 이를 통해 휘도를 최대 1.6배 높이거나 수명을 2.4배 늘릴 수 있으며 소비전력은 13%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가의 FMM 제작 비용과 대형화에 따른 불량 부담도 낮출 수 있다.
최영석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WOLED 독자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해 '꿈의 기술'로 불리는 차세대 OLED 패터닝 FLiPP 구현에 성공했다"며 "차세대 OLED 기술을 선도하고 시장 차별화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는 이번 IMID에서 상용화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프라이버시 기술을 적용한 갤럭시 S26 울트라용 OLED로 '올해의 디스플레이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갤럭시 Z폴드 SE용 폴더블 OLED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올해 IMID에서는 참가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57편의 기술 논문도 발표한다.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OLED TV 패널 구동 기술 'HDS(Hyper Double Scanning)'로 같은 상을 받았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2배 높여 주사율을 기존 144Hz에서 165Hz로 약 15% 끌어올린 기술이다. HDS는 현재 OLED TV 패널 전 제품에 적용돼 양산되고 있다.












